국내 건전지 유통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수입 건전지의 카드뮴 함유량이 국내 기준치보다 최대 17배가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입 건전지는 대부분 소각ㆍ매립되는 망간 전지, 알칼리망간 전지여서 심각한 환경 오염이 우려된다.
30일 사단법인 한국전지재활용협회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경재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통 중인 수입 알칼리망간 전지를 수거해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10개 제품 중 5개 제품에서 카드뮴(Cd) 함유량이 국내 기준치(10ppm)를 10~17배 초과했다. 수입 국가별로는 중국산 7개 제품 중 4개 제품에서 102~170ppm이 검출됐고, 싱가폴산 1개 제품에서도 기준치의 15배인 150ppm이 검출됐다. 반면 벨기에 일본 제품에선 카드뮴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납(Pb)도 중국산은 7개 제품에서 58∼2,060ppm이, 싱가폴산 1개 제품에서도 680ppm이 검출됐다. 이는 국내 기준치(4,000ppm) 보다는 낮지만 유럽연합 기준치(40ppm)를 최대 52배 초과한 것이다.
국내 유통 건전지의 90%를 차지하고 수입 건전지의 대부분인 망간 전지와 알칼리망간 전지는 생산품의 일정 비율을 생산자가 의무적으로 재활용토록 한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대상 품목이 아니어서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 처리된다. 수은 카드뮴 납 등 중금속은 토양과 지하수, 대기를 오염시키고, 카드뮴은 사람에게 이타이이타이병을 유발시킨다.
이 의원은 “환경부가 내년 1월1일부터 알칼리망간 전지와 망간 전지도 EPR 대상 품목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이지만 홍보 부족으로 시행을 담당할 지방자치단체들이 계획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카드뮴 등 중금속 함유량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입 건전지의 수입기준 강화와 재활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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