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일부 업체의 과점 양상이 두드러졌던 국내 수입차 시장이 이제 세계 유수 자동차 메이커들의 일대 격전장으로 변하고 있다.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독일계가 주류를 이루던 국내 시장에 내년부터 일본 닛산과 미쓰비시가 진출하고, 기존 도요타도 대표 차종인 캠리를 들여오기로 하는 등 수입차들이 한국 상륙이 본격화 되고 있다.
더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 경쟁력을 등에 업은 미국산 자동차까지 국내에 대거 상륙할 경우 국내 자동차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간 특정 계층에 대한 타깃 마케팅에 치중했던 수입차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BMW 가격 마케팅
BMW코리아는 최근 합리적인 가격 정책으로 전환해 한국 수입차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BMW는 올해 5월 뉴528i를 출시하면서 종전 모델보다 1,900만원이나 가격을 내리는 파격을 단행, 9월까지 3달 연속 수입차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뉴 5시리즈는 초경량 마그네슘 크랭크케이스의 혁신적인 신형 엔진을 탑재, 다이나믹한 주행성능과 연비 향상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또 배기가스 자가 진단장치인 OBD를 장착, 친환경 차량 이미지를 높였다. BMW코리아는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내년 출시한 신모델에 대해서도 한국 시장에 맞춘 가격대로 선보일 방침이다.
토요타의 친환경 마케팅
한국토요타자동차는 국내에서 '미래자동차'라 일컫는 하이브리드카로 국내 친환경 차량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를 통해 스포츠유틸리리 차량(SUV)뿐만 아니라 대형 세단에 대해서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렉서스 하이브리드카로는 SUV인 RX400h와 대형세단 LS600h가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차 값을 내리지 않는 대신 금융혜택을 확대하는 마케팅에 치중하고 있다. 지난달 금리는 낮췄던 한국토요타는 11월에도 연이율을 대폭 낮춘 특별 저금리 운용 리스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대표 모델인 LS460L(1억6,300만원)의 경우 3.89%의 리스 금리를 적용, 보증금 5,201만1,816원(차값의 30%)을 내면 36개월간 374만5,727원의 월 리스료만 내면 된다. ES350과 IS250 모델도 전달에 이어 리스 금리를 3.99%로 적용한다.
아우디, 프리미엄 전략
아우디코리아는 기존 한국시장에서 갖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A4, A6, A8등 기존 세단 라인업 외에 S4, S6 ,S8 등 고성능 차량과 TT, R8 같은 스포츠카를 국내에 선보여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아우디는 이와 함께 TDI 등 친환경 디젤엔진 모델로 다른 브랜드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벤츠 등 타브랜드도 가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다음달 엔트리급 C200K 신형을 4,690만원에 내놓는다. 구형 C200K(5,740만원)에 옵션을 추가했는데도 가격은 1,000만원 넘게 하향 조정된 셈이다.
GM코리아도 24일 중형 세단 2008년형 캐딜락 뉴STS(7,770만원)를 출시하면서 기존 모델보다 1,000만원 정도 가격을 낮췄다. GM코리아는 이 달 22일 한국시장에 향후 3년간 5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내년에는 닛산과 미쓰비시 자동차까지 신차를 들여올 예정이어서 중산층이 큰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3,000만원 이하의 수입차 모델은 30여 종류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들이 연초부터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면서 가격은 계속 내려가는 상황이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 일본 대중차와 유럽 소형차들이 대거 상륙하면 수입차 시장은 더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가격과 성능 경쟁력 없이 단지 사후 서비스와 마케팅만으로는 국내차 업계가 지금과 같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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