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 대한 차별 대우가 갈수로 심해지고 있다. 아예 다른 잣대로 바라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30일 언론에 보도된 두 사람의 발언을 놓고도 이 후보에게는 날선 대응을 하는 반면, 정 후보에게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 애써 외면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후보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권 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장소와 횟수에 관계없이 만나겠다"고 밝힌 부분을 문제 삼았다.
천 대변인은 "이번 남북정상회담 당시 한나라당은 대선을 앞둔 임기 말인 점 등을 들어 부적절하다는 논평을 냈었다"면서 "이는 지금의 이 후보 입장과는 맞지 않는데 상황이나 정략에 따라 입장이 바뀌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정 후보에게는 달랐다. 정 후보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 등 현 정부와의 정책 이견에 대해 "(노 대통령보다) 국민과의 관계가 핵심이고 더 중요한 가치"라면서 "(집권 시) 정동영 정부는 노무현 정부와 다른 정부"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날 한 포럼에서는 "47개나 되는 대통령 직속위원회를 대폭 축소해 슬림한 청와대와 총리실을 지향하겠다"고도 했다. 노 대통령 및 현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가 예전 같으면 펄쩍 뛰었을 법한 수준이었는데도 이번에는 조용히 비켜갔다.
천 대변인은 정 후보가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현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 후보 발언은 본인에게 물어볼 일"이라고 피해갔고, 대통령 직속위 축소 발언에는 "막상 대통령이 되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모를 일이며, 추상적인 표현을 갖고 청와대가 의견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모른 척 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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