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코리아는 최근 초고성능 미드십 스포츠카 R8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이 차의 가격은 1억8,850만원으로, 전세계에서도 1년에 3,000대 가량만 생산되는 스페셜 모델이다.
아우디가 이 차를 국내에 공식 론칭하기 전부터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비공식 딜러를 통해 2대가 팔렸다. 이 차를 사려는 고객들 간의 경쟁이 붙으면서 2억5,000만원에 팔렸다는 후문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럭셔리카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공식 딜러를 통해서 팔린 2억원 이상 차량은 1,000대에 이른다. 비공식 수입업자를 통해 들여온 것까지 합치면 3,000~4,000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수도권의 웬만한 집 한 채 값인 2억원 이상의 돈을 차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주요 고객층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차에 반영하고픈 욕구가 강한 30, 40대 전문직 종사자들이라는 것이 수입차 협회의 분석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2억원 이상 럭셔리 카 시장에서 선두 주자다. 올해 9월까지 2억원 이상 차를 773대나 팔았다. S500의 경우 단일 모델로만 9개월간 410대가 팔렸다. S500의 4륜 구동 버전인 S500 4MATIC까지 합치면 판매량은 600대에 육박한다. 가격이 2억6,600만원인 S600도 168대나 나갔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최근 렉서스 브랜드의 최상급 모델인 LS600hL을 출시했다. 이 차는 세계 최초의 8기통 하이브리드 세단으로,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전동 연속 가변 밸브타이밍 기구(VVT-iE), 고출력 전기모터가 장착돼 445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격은 1억9,700만원.
BMW코리아의 760i 모델도 한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올해 19대가 팔렸다. 이 차종은 BMW의 최고급 모델답게 배기량 5,972㏄에 V12기통 엔진을 장착, 묵직한 무게에도 제로백이 5.6초에 불과하다.
연료를 곧바로 연소실에 주입하는 직접연료분사 방식을 채택, 기존 연료주입 방식 엔진에 비해 출력과 연비가 향상됐다. 적외선 카메라로 전방 300m까지 시야를 확보해주는 나이트비전, 하이빔과 로우빔이 자동으로 전환되는 하이빔 어시스트 등 첨단기능을 자랑한다.
2006년 한국에 공식 진출한 영국의 명차 벤틀리는 출시 모델 3종이 모두 2억~3억원 대인데 한 달에 10대 가까이 팔려 영국 본사마저 놀라고 있다는 후문이다.
5억원이 넘는 최고가 모델 아나지를 출시하기 위해 방한한 스튜어트 맥컬러프 벤틀리 본사 세일즈마케팅 총괄 임원은 "한국인들은 특히 고급 명차에 대해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고 소장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줄어든 데다 남들과는 차별화하고 싶은 욕구가 큰 부유층이 늘어나면서 고가의 럭셔리카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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