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노장 스타 엘리자베스 테일러(75)가 빈센트 반 고흐가 남긴 명작 ‘생레미 요양원 전경(View of the Asylum and Chapel at Saint_Remy)’(사진)의 주인으로 확정됐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9일 유대계 미술품 수집가인 마르가레테 마흐트너의 증손이 테일러를 상대로 낸 작품 반환소송에 대한 항소를 기각해 테일러의 소유를 인정했다.
마흐트너는 반 고흐의 작품의 수집가로 활동하였으나 그의 후손들은 마흐트너가 1939년 나치 치하의 강압정책에 의해 독일을 떠나기 전 작품을 팔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은 미국 및 다른 나라 정부가 나치 지배 당시 약탈되거나 징발된 예술품을 원주인에게 돌려주기로 합의한 98년 제정된 ‘홀로코스트 희생자 구제법’에 따라 돌려 받아야 한다며 2004년 테일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전 세계적으로 1933~45년 나치의 강압에 의해 외국으로 유출된 예술품은 약 60만여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대법원은 원고측이 소송을 너무 늦게 제기했으며 홀로코스트 희생자 구제법은 개인 소유자가 아닌 국가를 대상으로 제정된 법이기 때문에 원고 측이 소송을 제기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테일러는 63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이 그림을 23만6,000달러에 구입했다.
테일러 측은 이 작품이 두 명의 유대인 미술품 딜러를 통해 유대인 수집가로부터 구입했지만 나치가 작품 판매를 강요하거나 거래에 개입됐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작품은 반 고흐가 자살하기 1년 전인 1889년 완성된 작품으로 현재 가격이 2,000만달러(한화 약 1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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