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30일 부회장 직을 신설하고 김익환(57) 현대ㆍ기아차 인재개발원장을 임명했다. 김 부회장은 해외부문과 기획을 담당하는 정의선 사장과 국내영업, 생산, 인사ㆍ노무, 재경을 맡은 조남홍 사장을 총괄하게 된다. 기아차는 4명의 사장을 두고 김동진 부회장이 이를 총괄하는 현대차와 유사한 경영구조를 지니게 됐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번 인사 배경이 양 사장 체제로 분리된 국내ㆍ해외부문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스템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기아차의 국내외 투자가 마무리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시기에 내실경영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하는데 부회장 직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사장 출신인 김 부회장은 기획과 국내ㆍ해외영업, 노무 등 핵심 실무를 두루 거친 전문 경영인이다. 한화증권 용대인 애널리스트는 "기아차가 3,4년 전 현대차 규모로 성장해 전문경영인의 조율기능이 중요해졌다"며 긍정적인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은 올 2ㆍ4분기를 제외하면 지난 5분기 중 4차례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아차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홍보 맨' 가운데 가장 먼저 대기업 부회장에 오른 김 부회장의 인사가 본인도 하루 전에 통보받을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져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정몽구(MK) 그룹 회장 특유의 용인술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MK는 그 동안 핵심 측근이라도 한번쯤 '음지'로 보내서 담금질을 하도록 한 후 다시 한번 중용하는 인사스타일을 구사했다. 이로인해 음지로 밀려난 중역들이 권토중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전력을 다해 충성하는 관행을 보여왔다는 게 그룹 안팎의 전언이다.
춘천고와 성균관대를 나온 김 부회장은 MK사단의 인재 산실인 현대정공을 거쳐 고려산업개발 등에서 기획과 해외영업 등을 맡았다.
2000년 기아차로 옮겨 홍보실장, 국내 영업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2005년 1월 기아차 사장에 임명되는 등 승승장구하다가 노사분규 등으로 예기치 않게 같은 해 12월 한직으로 물러 났다가 기아차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특명을 안고 다시금 복귀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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