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상권에는 커피 매장과 와인바가 가장 먼저 자리를 잡는다." 요즘 부동산 업자들 사이에 떠도는 말이다. 실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상권에는 '커피빈', '스타벅스' 등 유명 커피 브랜드 매장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커피골목은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 '커피 백화점'으로 통한다. 대형 커피체인부터 일본에서 유행하는 복합형 커피매장까지 유명 브랜드가 총 집합한 곳이기 때문이다. 국내 커피시장을 한눈에 개괄할 수 있는 신(新) 커피격전지, 신사동 멋샘길을 찾았다.
씨네시티 극장을 왼편으로 끼고 돌아 멋샘길에 들어서니, 약 200~300m 거리에 '세븐 몽키스', '파스쿠찌', '탐앤탐스', '할리스' 등 유명 브랜드 커피 체인점 20여 개가 경쟁적으로 늘어서 있다.
식음료와 관계없는 회사에서 만든 매장도 눈에 띈다. SBS 드라마 '연애시대'의 촬영지로 유명한 '홈스테드'는 패션업체 MK트렌드가 직영하고 있다.
그러나 신사동 커피골목을 정말 유명하게 만든 것은 골목길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다양한 테마의 이색 카페들이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 유행한다는 복합문화 카페들은 명품패션이나 인테리어, 꽃가게 등 이종 매장과 결합해 '커피 그 이상'의 문화를 팔고 있다.
플로리스트인 주인이 꽃꽂이 공개수업을 진행하는 카페 '브릭레인', 주인이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구입한 액세서리와 의류를 파는 '페이퍼 가든', 패션과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세 친구의 작업장인 '아뜰리에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그밖에 일본 'UCC커피'와 이탈리아의 유명 브랜드 'Illy' 등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해외 브랜드 매장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주변 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던 멋샘길이 유명 커피골목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1년여 사이. 작년 하반기에 문을 연 홈스테드와 페이퍼 가든이 인기를 끈 이후 커피 매장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했다. 최근 3개월 새 6개 매장이 문을 열었을 정도다.
지난달 'La notte'를 오픈한 박성필(36) 사장은 "작년 말 도산공원 근처에 '메종 드 에르메스' 등 명품패션 매장이 들어서면서 20~30대 골드미스를 타깃으로 한 커피 매장도 함께 문을 열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권이 뜨다 보니 출점 비용도 가파르게 상승, 임대료(1층 기준)가 평당 4,000만~4,500만원으로 1~2년 전보다 1.5배나 올랐다. 스타벅스의 경우 커피골목 중심부에 매장 하나를 더 내려다가 비용 문제로 포기했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산업은 판매가에서 원가를 뺀 순이익률이 70%에 달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쉽게 올린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기업가치를 갖고 있다"면서 "임대료 상승에도 불구하고 멋샘길의 커피브랜드 출점 행렬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심혜이 인턴기자(중앙대 정치외교학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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