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29일 "수능시험 과목 14개는 너무 많다"며 "수능시험은 학생 자신의 전공과목으로 줄여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음악 잘 하는 아이가 굳이 수학시험을 볼 이유가 어디에 있고, 공 잘 차서 체육대학 가는데 이런 저런 과목 다 공부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수능시험 축소의지를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중소기업인 등 300여명이 참석한 대한상공회의소 조찬 강연에 참석해 "경제를 위해서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연간 경제성장률 7%가 유지되려면 인재양성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대학당국, 대학생, 기업인을 만나보면 앞이 캄캄하다"고 교육의 전반적인 개혁을 주장했다. "대학 입시제도가 30년 간 바뀌었지만 제대로 된 게 없다. 서울대 물리 전공 학생이 미적분도 못하는 이런 교육이 어디 있고, 이런 뒤떨어진 인재들을 첨단시대 인재로 쓸 수 있겠는가?"
경쟁력이 없는 대학생 문제와 관련, 이 후보는 "평준화의 결과"라며 "자립형 사립고를 전국에 다 짓도록 하고, 늘어나는 학비는 장학금 지원으로 해결하겠다"며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충북 청주 방문에서 "자립형 사립고 100개를 설립하고 실력은 있으나 가난한 학생 30%에게 장학금을 부여하겠다"고 한 바 있다.
교육에 의한 가난의 대물림 문제에 대해 그는 "능력 있는 학생에게 사회가 돈을 지원해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 같은 예방복지는 가난이 대물림 될 경우 국가가 지게 될 부담에 비하면 경제적이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 "지금 한국경제는 30년 전 이뤄놓은 성과의 탄력으로 가고 있다"며 "지난 10년 간 기업 투자 늘지 않은 것은 사회환경이 친기업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재계가 요구하는 법인세 인하에 대해 "기업들이 세금을 제대로 낸다는 전제 하에서 추진할 수 있고 이는 세계적 흐름과도 맞다"고 했다. 이 후보는 "1년 뒤 대통령이 돼서 이 자리에 다시 선다면 다른 것은 몰라도 '기분'(친기업적 분위기) 하나만은 바뀌도록 하겠다"면서 강연장을 떠났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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