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회를 맞은 도쿄모터쇼는 일본의 앞선 기술을 자랑하는 기회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일본 특유의 상상력을 보여주는 콘셉트카들로 미래 자동차의 경연장을 이뤘다. 부품 업체들은 피로를 풀어주는 헬멧, 차 안에서 사용하는 이동식 화장실 등 기발한 제품들로 가세했다.
콘셉트카 가운데 인간의 안전을 배려한 일본식 기술이 적용된 차량들이 특히 관심을 모았다. 혼다의 푸요(Puyo), 닛산의 피보(PIVO)2, 도요타의 린(RiN)은 산뜻한 디자인과 함께 안전기술을 접목시키고 있다.
푸요는 윗부분이 모서리 없이 모두 유리창이고, 겉은 실리콘으로 만들어 애완견 같다. 충돌 시 차체가 충격을 흡수한 뒤 본래 모습을 되찾도록 해 보행자 손상을 최소화시켰다.
피보2는 도시형 통근차량으로 운전석이 360도 회전하며, 4개 바퀴를 90도 회전시켜 수평주차가 가능하다.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로봇 ‘R2D2’를 연상시키는 로보팃 에이전트는 운전자 기분을 파악해 상황에 따라 격려하거나 위로해준다.
닛산 기술진은 “화가 난 운전자의 사고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린은 흰색 외관에 초록색 유리, 녹색 내부로 숲 속에 있는 듯한 안락함을 줘 운전자 기분을 진정시켜준다. 산소와 습도 조절, 자외선과 적외선 차단이 가능하고, 바퀴 움직임을 통해 운전자 심리상태를 체크해 경고한다.
좌석에도 운전자가 올바른 정신상태에 있도록 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도요타 측은 “운전자를 보다 안전하게 하는 자동차를 위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미츠비시의 에벌루션 X나 닛산의 GT-R 등은 충격 시 후드를 높여 충격을 줄이는 식의 기술로 보행자를 배려했다.
도심에서 이용하는 1인승 저속 차량도 콘셉트카로 소개됐는데 스즈키의 픽시(PIXY)와 도요타의 I-리얼이 주목을 받았다.
마우스 같은 컨트롤러로 조작하는 픽시는 위압감을 주지 않는 외양을 하고 보행자 속도로 움직인다. 고속 이동 시에는 픽시 2대까지 싣는 SSC라는 경차형 이동 유닛을 이용하는 개념이다.
I-리얼 콘셉트는 지붕없이 편안한 안락 의자처럼 생긴데다 인체와 거의 흡사한 크기를 하고 있다. 3개의 바퀴로 이동하며 팔걸이에 있는 조종 버튼으로 움직이는 데 최대 시속은 30km.
15분만에 충전 가능한 차세대 전기차인 스바루의 소형 해치백 콘셉트카 G4e는 소형차인데도 5명이 탈수 있는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마쓰다의 차세대 콘셉트 스포츠카 타이키(Taik)는 가오리 모양의 날렵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이밖에 닛산은 젊은층을 겨냥한 컴팩트 컨버터블 라운드 박스(Round Box), 클린 디젤엔진을 얹은 차세대 대형 스포티 세단인 인티마 등 4대의 콘셉트카를 출품했다.
도요타는 6인승 차세대 미니밴인 FT-MV 등 9개의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렉서스의 콘셉트카인 LF-Xh는 RX400h의 뒤를 잇는 차세대 중대형 고급 하이브리드 SUV로 소개됐다.
치바=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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