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체험을 하면서 3일 동안 체중이 3kg이나 빠졌어요.”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노후한 3층 회색 콘크리트 건물에 층당 10여개의 방이 좁은 복도를 따라 다닥다닥 붙어 있다. 7월10일부터 3일 동안 참여연대 주최로 진행된 ‘거침없이 희망 UP, 최저생계비를 말하다’ 쪽방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대학생 김가연(21ㆍ여ㆍ연세대 사회과학계열 1년), 김연수(24ㆍ광운대 행정 4년)씨에게 3개월 전 난생 처음 겪은 ‘가난’의 첫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쪽방촌의 첫 인상은 불쾌함이었다. 한 평 남짓한 방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가연씨는 “악취가 심해 코끝이 찡했고, 대각선으로 눕지 않으면 발을 뻗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좁았다”고 말했다. 방에는 바퀴벌레가 기어 다니고, 무덥고 답답했다.
혈기왕성한 이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식비 문제였다. 한 끼 비용으로 쓸 수 있는 돈은 단 1,900원. 3인 1조가 돼 두 끼 식비로 1만1,400원을 받았지만 식단은 변변치 않았다. 쌀 3,000원, 감자 2개 1,000원, 카레 1,200원…. 가연씨는 “편의점에서 라면과 삼각김밥을 사먹기에도 부족한 돈이었다”며 “가난한 이들이 끼니를 거를 수밖에 없는 심정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난한 이들이 의료비나 휴대폰 요금을 낼 수 있을까. 연수씨는 “최저생계비로 산다고 가정했을 때, 하루 2,000원의 집세를 제하면 1,900원의 식비를 쪼개야 할텐데 그게 가능하겠냐”며 “쪽방에서 인간다운 삶이란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재욱 인턴기자(연세대 사회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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