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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되면 '松두리째'

입력
2007.10.2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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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에 조경수로 거래되는 소나무는 태반이 장물로 추정됩니다.”

전국을 무대로 수천만원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소나무만을 골라 훔쳐온 ‘명품 소나무 전문절도단’1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계룡산국립공원에서 1억5,000만원을 호가하는 수령 300년의 반송(盤松)을 훔친 일당이 포항과 공주 등에서도 범행한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전국으로 확대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경업자와 분재원 운영자, 장물아비, 인부 등으로 구성된 이 절도단은 2005년 9월 경북 포항시 북구 기북면 뒷산에서 150년 이상 된 소나무(경찰추산 3억원 상당)를 훔치려다 적발된 3명과 같은 일당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들은 한밤중에 소나무를 뿌리 채 뽑아냈으나 마을 주민의 눈에 띄어 일당 3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 산은 전 국회의원 허모씨 문중의 선산으로 이 소나무는 문중이 포항시에 기증, 현재 시청에 심어져 있다.

이들은 또 지난해 11월에는 충남 공주시 반포면의 한 식당 정원에 심어진 수령 70년짜리 소나무 두 그루(시가 5,000만원)를 훔치다 들키자 달아났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점 조직으로 움직였다. 평소에는 생업에 종사하다가 누군가 고가에 거래될 만한 ‘명품’을 발견하면 서로에게 연락해 모인 뒤 ‘공동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미리 나무의 뿌리를 일부 자르고 나중에 캐내기 수월하게 뿌리 밑돌리기와 가지치기 작업도 했다.

이어 D-데이 직전 산 밑으로 운반하기 위해 주변의 나무들을 잘라 임도까지 냈다. 훔친 나무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분재원 등에 이식한 뒤 1, 2년 뒤 밀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좋은 정원수를 구하려면 이들을 통해야 한다는 말이 조경업계에 파다할 정도”라고 전했다.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는 최근 공원 내에서 나무 밀반출 현장 6곳과 함께 절도단이 뿌리밑돌리기 작업을 해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20여곳을 발견, 25일 경찰, 산림청과 함께 현장을 조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잘려나간 나무뿌리 등을 증거로 수집, 국립산림과학원에 의뢰해 식물DNA 대조방법을 바탕으로 범인 추적에 나서기로 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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