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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코스피 주가를 올리다

입력
2007.10.2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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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77)이 25일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했다. 6시간의 짧은 체류였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여느 국가원수 못지않게 이목을 끌었다.

“한때 투자분 대부분이 한국 주식이었다”는 고백은 한국민을 잠시나마 ‘으쓱’하게 만들었고, “앞으로 10년은 끄떡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국내 증시도 반등으로 화답했다.

워런 버핏은 이날 낮12시 자신이 대주주인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계열사인 ‘대구텍’을 방문, 1시간 동안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내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폈다.

그는 “최근 한국의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은 맞지만 여전히 미국보다 저평가돼 있다”며 “과열(버블)이라고 할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고 5,000만 국민들도 근면해 앞으로 10년 간은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그는 한때 한국주식 만으로 포트폴리오를 짰었다는 깜짝 고백도 했다. 4,5년 전 개인투자 목적으로 전세계 기업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한국 기업의 주식이 ‘터무니없이, 정말정말’(ridiculous, far and far) 저평가된 것을 발견하고 투자금의 대부분을 한국주식으로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현재는 1종목을 빼고 모두 이익을 남기고 팔았다”고 전했다.

버핏은 ‘버블’에 대해 “투자자들이 환상에 빠져 기업의 내재가치를 따지지 않고 환상에 빠질 때”라고 정의했지만, 최근 과열 논란을 빚고 있는 중국증시에 대해선 평가를 유보했다. “많이 오른 것이 사실이고 언젠가는 거품이 꺼지겠지만,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최근 신용경색 위기의 원인인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대해선, “부정적 소식이긴 하나 내게는 그만큼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치투자의 대가’다운 조언도 이어졌다. “주식을 살 때 다음주에 주가가 얼마나 뛸지, 배당금이 주어지거나 주식분할이 이뤄질지 따위에 눈을 돌리지 말라.분석가들의 호언이나 떠들썩한 뉴스에 휘둘리는 대신 5년, 10년 후 회사의 미래를 그려보고 유능하고 정직한 경영진이 있는지 살펴본 다음, 주식을 살 때는 그 회사와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라.”

세계 2위의 부자지만, 익히 알려진 소탈한 생활태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평범한 쥐색 양복에 광택 없는 구두, 낡은 뿔테 안경 차림으로 등장한 버핏은 “나는 왕성한 소비자가 아니다.

49년 전 산 집에서 살고 있고 차도 10년에 한번쯤 바꾼다. 필요 없는 것은 사지 않는 성격”이라고 소개했다. 50년 전 100달러로 투자를 시작해 지금은 460억달러로 재산을 불린 그지만 “재산의 99%는 5개 복지재단에 환원하고 1%만 다른 용도로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핏은 누구?

'가치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등 숱한 찬사를 받는 전문 주식투자가. 1930년 생으로 11살 때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으며, 65년 버크셔해서웨이를 만들어 세계적인 투자회사로 키웠다. 마이크로소프트사 빌 게이츠 회장에 이은 세계 2위의 부자지만, 고향인 미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의 평범한 집에서 살며 활발한 기부 활동으로 미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인으로 꼽힌다.

대구=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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