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4 남북정상선언에 담긴 3, 4자 정상의 종전선언 시기와 관련, 정부 내 엇박자가 여전하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24일 "남북 정상선언문에 담긴 3, 4개국 정상들의 종전선언은 평화협상을 이제 시작하자는 관련국들의 정치적, 상징적 선언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백 실장은 이날 아침 SMI 안보경영포럼 강연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끝나고 평화협정이 맺어지려면 그때까지 5년은 걸릴 것"이라며 "평화협정으로 가는 '터닝포인트'로서, 그 문제에 책임져야 할 정상들이 모여 선언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종전선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전 내ㆍ외신 정례브리핑에서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의 한 부분으로 평화협정 개시를 선언하는 것과 종전선언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밝혀 백 실장과는 현격한 시각차를 보였다.
송 장관은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의 첫 문장에 나오는 것"이라며 백 실장의 종전선언 언급에 대해 "와전된 게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는 참여정부 외교안보라인의 두 축인 백 실장과 송 장관이 종전선언의 성격과 시기를 놓고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인 셈이다. 또 정상회담이 20일이나 지난 지금까지 청와대 안보실과 외교부가 이 문제에 대한 입장조율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해 양측이 파워게임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외교안보의 정책책임을 맡고 있는 두 고위당국자의 시각차는 종전선언을 이벤트적 성격으로 보느냐, 아니면 실질적 의미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낮 유엔한국협회 기념행사에 참석, 두 고위 당국자의 언급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백 실장의 발언은 전체 내용을 보지 못해 코멘트를 할 수 없다"면서 "송 장관의 발언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종전선언의 핵심 당사국인 미국은 북한 내 핵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은 북한에 잘못된 상황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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