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250여명인 이라크 자이툰 부대를 올해 말까지 650명으로 줄이고 내년까지 완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김장수 국방장관은 23일 대전 계룡대 해군본부 국정감사장을 방문해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자이툰 부대 임무종결계획서를 제출하면서 파병이 연장된다면 병력을 절반 정도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4년 9월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서 자이툰 부대가 임무를 시작할 당시 3,600여명의 6분의 1 수준이다.
마지막 주둔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은 ‘650’ 숫자에 사실상 파병 연장을 둘러싼 정부의 고민이 압축되어 있다. 국방부는 이라크 재건사업 지원 등 당초 임무를 계속 유지하려면 현재 규모가 거의 최소 수준이라고 보는 쪽이었다.
하지만 청와대 및 부처간 정책협의 과정에서 ‘파병 연장+병력 감축’이라는 틀이 정해진 뒤 파병 연장에 반대하는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 추가 감축이 불가피했다.
현 자이툰 부대에서는 900명이 최소 규모라는 답이 나왔지만, 더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고 결국 일부 임무를 축소하고 650명까지 남기는 것으로 결론이 나왔다. 국방부 당국자는 “전체적으로 현재의 임무 틀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의 병력”이라고 말했다.
자이툰 부대 병력 1,250여명에는 아르빌에 주둔한 육군의 자이툰 사단과 병력 교대 등을 돕는 쿠웨이트 지원대, 역시 쿠웨이트에서 병력 수송을 맡고 있는 공군의 다이만 부대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정부는 자이툰 사단을 1,100명 수준에서 500명 수준으로, 160명인 다이만 부대원을 30명을 감축하고 운용중인 3대의 C-130 수송기 중 1대를 줄일 계획이다.
김 장관은 “자이툰 부대 내 활동 중에서 경계를 제공 받으며 하는 임무를 되도록 축소할 계획”이라며 “부대 밖의 군사작전이나 경계병력은 현재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자이툰 병원과 기술교육지원센터 운용 병력을 줄이고 바그다드의 대사관, 아르빌의 유엔이라크지원단(UNAMI) 경계 지원병력도 감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이툰 부대는 독립적인 작전수행이 가능한 사단 편제(부대장 소장)로 출발했다. 하지만 두 차례 병력을 감축하면서 공병 주축의 2개 민사 여단을 없애 재건지원대대로 재편하는 등 이미 사단에 걸맞지 않은 규모로 축소된 상태다.
국방부 당국자는 “부대를 현 편제로 유지할 수 있을지, 여단 규모로 재편할지는 검토 중”이라며 “여단이 되더라도 독립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이라크 다국적군사령부(MNF-I) 등에 협조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이툰 부대가 주둔한 북부 쿠르드족 자치주 아르빌은 바그다드나 남부보다 치안이 안정된 지역이다. 자이툰 부대는 민사작전을 주임무로 ▦학교ㆍ복지시설 건설 ▦의료 지원 ▦스포츠 교류 등을 벌이면서 현지 경찰 훈련, 유엔 및 한국대사관 경계 지원 등도 맡고 있다.
김범수 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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