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보다 여우가 낫다!’
인간관계에서만 통하는 말이 아니다. 가전업계에서도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눈치 빠른 스마트 가전이 인기다.
과거에는 특정 기능이 필요할 때마다 소비자가 매뉴얼을 보고 일일이 맞추어야 했지만 이제는 ‘인공지능’이란 날개를 달고 제품이 스스로 알아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단순 자동수준을 넘어 상황에 맞게 작동하는 ‘똑똑한’ 가전 제품들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든든한 서포터가 되고 있다.
덴마크 명품 업체인 뱅앤올룹슨이 최근 선보인 40인치 고화질(HD) LCD TV ‘베오비전7’에는 주변 환경에 따라 최적의 화면을 구현하는 ‘비전클리어’ 기능이 장착돼 있다. 시간에 따른 빛의 미묘한 컬러 차이를 잡아내 햇살이 강한 낮이든 어스름한 저녁이든 언제나 동일한 화질을 제공한다. 리모컨으로 화면을 상하좌우로 자동 회전시킬 수 있는 기능도 내장돼 있다.
LG전자가 내놓은 ‘엑스캔버스 퀴담 TV’에도 환경을 감지해 화면 밝기가 자동으로 조정되는 ‘아이큐’ 기능이 탑재돼 있다. 명암비와 색농도를 조절해 주변이 밝아 TV화면이 흐릿하게 보이는 낮에는 또렷한 이미지를, 저녁에는 부드러운 영상을 보여준다. 아이큐 기능은 시력보호와 절전 효과도 있다.
똑똑하기로는 로봇 청소기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인공 지능형 하우젠 로봇청소기는 배터리 충전량이 20% 이하로 떨어지면 청소를 하다가도 스스로 충전기로 되돌아가 전력을 공급 받는다. 5중 안전센서가 붙어 있어 계단이나 장애물을 만나도 경로를 수정하기 때문에 충돌 위험도 적다.
아이로봇사의 ‘룸바’ 로봇 청소기 역시 작동 중에도 벽 등 장애물을 감지하면 스스로 속도를 낮춰 충돌에 따른 충격을 줄여주는 기능이 장착돼있다.
주방가전에도 인공지능 바람은 거세다. 삼성전자의 ‘하우젠 스마트오븐’에는 음식 재료를 넣고 바코드만 찍으면 자동으로 요리해주는 ‘스마트스캔’ 기능이 적용됐다. 제품 정면의 2차원 스캐너에 식품 포장지의 바코드를 대면 각 식품에 맞는 최적의 조리법을 찾아 자동으로 조리한다. 국내 6개 식품업체의 150여 개 제품에 스마트 조리 바코드가 부착돼 있다.
LG전자의 디오스 광파오븐은 한국인 식단에 가장 많이 오르는 생선의 종류별 구이 조리법 등 총 32가지의 자동 조리법이 내장돼 있어 초보 주부 고객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클라쎄’ 냉장고는 사용자가 잠이 들면 함께(?) 수면 모드에 돌입한다. 외부의 조명 환경에 맞춰 센서가 자동 조절되는데 집 안 조명이 어두워지면 빠르게 돌던 냉장고의 냉각기의 속도가 줄어들면서 소음을 차단하고 전기를 절감한다. 냉장고 문을 열지 않고도 LCD화면을 통해 보관하고 있는 음식물 유통기한 등을 파악할 수도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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