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1차전에 이어서 2차전에서도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야수는 너무 긴장한 탓인지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했고, 타자들도 의욕이 넘쳐 볼에도 쉽게 방망이가 나갔다.
승부는 의외로 포수싸움에서 갈렸다. SK의 베테랑 포수 박경완이 두산의 신예 채상병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박경완은 의외로 수읽기에서 채상병에게 밀렸다.
두산은 타순이 한바퀴 돈 다음 두 방의 홈런을 쳤다. 채상병은 5회 변화구를 노려 홈런을 쳤고, 이대수는 6회 바깥쪽 낮은 변화구 유인구를 적시타로 연결했다. 박경완이 채병용의 직구를 믿지 못했을까? 어쨌든 변화구 구사가 지나치게 많았다.
승부처는 6회였다. 3-3 동점에서 두산은 3점을 뽑아내 역전에 성공했지만 SK는 무사 1ㆍ2루 득점 기회를 놓쳤다. 두산은 위기의 순간에 임태훈을 구원투수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고졸 신인 임태훈은 완벽한 투구로 점수를 내주지 않아 팀 승리를 지켰다.
임태훈의 호투를 보면서 역시 단기전에서는 기교파보다는 정통파 투수가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태훈은 남은 경기에서도 불펜의 핵심으로 마운드를 지킬 것으로 기대된다.
SK는 1회 이호준의 선제 투런 홈런이 터진 뒤 선수들이 다소 들뜬 것 같이 보였다. 좀더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두산은 주전 유격수 이대수의 가세로 불안했던 수비가 한층 안정됐고, 타선도 탄탄해졌다. 왼 무릎 부상에 시달리는 이대수가 남은 경기에도 출전하면 박빙의 승부로 예상됐던 한국시리즈가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가 반격에 성공하려면 선수들이 평상심을 되찾아야 한다.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들뜰 게 아니라 평소 하던 대로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
MBC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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