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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내한공연하는 스콜피온스 "한국서도 평화를 향한 Wind of Change 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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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내한공연하는 스콜피온스 "한국서도 평화를 향한 Wind of Change 불었으면…"

입력
2007.10.2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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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밴드 스콜피온스는 유독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분단을 경험한 독일 출신이어서 그런지 정서적인 일치감이 느껴지고 또한 서정적인 ‘스콜피온스 류’의 록 발라드가 어필하는 부분이 컸기 때문이다. 리드 보컬 클라우스 마이네의 똑똑 떨어지는, 상대적으로 정확한 영어 발음도 인기를 그러모은 이유로 꼽을 만하다.

6년 만이다. ‘Still loving you’ ‘Always Somewhere’ ‘Wind of Change’ ‘Holiday’ 등으로 1972년 데뷔 이후 35년 동안 세계적인 록 밴드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스콜피온스가 2001년 이후 첫 내한 공연을 26일 오후 8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과 28일 오후 7시 부산 경성대에서 갖는다. 21번째 정규 앨범인 출시에 따른 월드 투어의 일환이다. 미국, 브라질, 캐나다 순회공연을 마치고 한국 행 비행기에 오른 스콜피온스를 22일 이메일 인터뷰로 먼저 만났다. 루돌프 쉥커(기타)가 밴드를 대표해 질문에 답했다.

스콜피온스 멤버들이 갖고 있는 한국 팬들에 대한 인상은 어떤 것일까. 2004년 한 번 내한공연이 좌초된 적이 있던 터라 이번 방문의 소감도 남달랐다. “한국의 팬들은 우리가 록을 연주할 때나 발라드를 부를 때나 변함없이 열광적이었고 음악에 도취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에게 남은 한국 팬들의 인상은 뭐랄까. 록 음악을 일상의 만병통치약처럼 가까이 두고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홈페이지에 남긴 한국 팬의 글 중에 ‘스콜피온스의 음악은 하루를 보내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요소’라고 쓰여있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6년 전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남북의 화합을 염원하는 공연에 한국의 많은 스타들과 함께 했던 기억은 잊을 수 없습니다. 마치 냉전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듯한 기분. 그야말로 ‘Wind of Change’ 를 느꼈죠. 요즘도 뉴스를 통해 한국의 소식을 관심 있게 지켜봅니다. 우리의 음악이 조금이나마 평화를 향한 희망의 바람을 가져다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쉥커는 그동안 한국 공연이 뜸했던 점에 아쉬움을 표하고 이번 공연이 한국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이 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2001년 이후 오랫동안 한국을 찾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말들이 많았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한번 공연을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5~13명의 세션 뮤지션들을 동행하고 그보다 훨씬 많은 스텝과 함께 움직이려면 매번 엄청난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아쉽게도 기대만큼 많은 나라를 자주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번 공연에선 한국 팬들을 위한 특별한 무대를 준비해뒀습니다. 하지만 공연 때 보여드리고 싶기 때문에 비밀로 남겨두고 싶네요.”

스콜피온스를 떠올리면 무엇보다 수 십 년 동안 변함없이 팀을 끌어온 노장들의 결속력에 대한 궁금증이 솟는다. 그룹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 “탁월한 협동심이 가장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스스로 밴드를 관리해온 오랜 경험이 다른 밴드보다 주어진 상황에 대해 더욱 감사하게 만들어줬고 그래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스콜피온스는 소비에트연방 붕괴와 독일 통일 등 격변하는 세상의 모습을 묘사한 노래들로 9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들에게 한반도의 정세는 음악의 소재로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까. “영감이 오면 곡에 대한 착상이 떠오르기 마련이죠. 한국에 어떤 특별한 일이 생긴다면 그것에 대한 곡을 쓰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1989년과 90년 러시아 레닌스타디움에서 10만 관중과 함께 어울렸던 공연은 이후 곡을 만드는 훌륭한 영감을 제공해준 큰 ‘사건’이었습니다. 한반도에서도 이와 버금가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스콜피온스는 다음 음반 작업과 공연계획을 묻는 질문에 한국 공연에서 얻게 될 영감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답을 내놓았다. “실망하며 콘서트 장을 떠나는 팬이 한 명도 없는 공연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거센 록의 축복을 충만하게 느껴보세요.”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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