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3일 세계 최초로 30나노 64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1999년 256메가비트(Mb) 낸드플래시를 개발한 이후 8년 연속 이른 바 ‘황의 법칙’을 입증해 보였다.
이번에 적용된 30나노 공정기술은 반도체 회로 선폭이 성인 머리카락의 4,000분의 1 정도의 초미세 기술이다. 64기가비트 용량은 세계 인구 65억명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640억개 메모리 저장장소가 손톱만한 크기에 집적돼 있음을 뜻한다.
특히 64기가 낸드 플래시메모리 16장을 쌓아 128기가바이트(GB) 메모리카드를 만들면 40명의 모든 DNA 유전자 정보를 동시에 하나의 카드에 담을 수 있게 된다. 또 DVD급 영화 80편(124시간), 일간 신문 800년치, MP3 음악파일 3만2,000곡의 저장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쾌거는‘전기의 성질을 띤 전하를 기존의 도체가 아닌 부도체 물질에 저장한다’는 발상 전환을 통해 지난해 50나노 이하의 미세 회로선로 개발을 가능케 한 CTF기술에다, 이번에 새로 개발한 신기술(SaDPT)을 결합시킨 덕분에 가능했다.
SaDPT는 60나노 선폭으로 두번 코팅 공정을 해서 30나노를 구현하는 기존 방식(DPT)으로는 제품 양산이 어려운 점을 극복하기 위해 단 한차례만 코팅 공정을 거친 뒤 산화막을 중간에 넣고 깎아내는 방식으로 이중 회로 패턴을 형성해 30나노를 구현해 낸 신기술이다.
■ 황의 법칙
메모리 반도체의 집적도가 해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의 메모리 신성장이론. 황 사장이 2002년 2월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ISSCC)에서 처음 주창해 인텔의 창업자 고든 무어가 주장한 '무어의 법칙'(1년6개월마다 메모리 집적도가 2배 증가)을 대체하는 새 이론으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는 99년 256메가 낸드플래시 개발 후 2000년 512메가에 이어 지난해 32기가, 올해 64기가에 이르까지 해마다 집적도를 2배씩 늘려 왔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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