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이파 부두목이 가담한 조직폭력배들이 베트남까지 진출해 청부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22일 “베트남 교민 송모(56)씨를 협박해 60억원대의 호텔 카지노 경영권을 빼앗은 혐의로 변모(49)씨 등 폭력배 3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양은이파 부두목 강모(50)씨와 미국 시민권자 이모씨 등 3명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와 붕타우에서 호텔 카지노를 경영하던 송씨는 올 초 이씨와 투자 계약을 맺고 경영권을 나눴다. 하지만 이씨는 약속대로 투자를 하지 않았고 송씨는 계약을 해지했다.
그러자 이씨는 아예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강모(50)씨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강씨는 조양은씨가 이끌던 양은이파 부두목 출신으로 1980년 5월 범죄단체구성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20년을 복역한 뒤 2001년 2월 출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경영권 문제와 관련해 송씨와 분쟁이 생겼으니 해결해 달라는 이씨의 청탁을 받고 송씨를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송씨가 말을 듣지 않자 강씨 일당은 8월3일 베트남 하노이 송씨의 집으로 가 19시간 동안 송씨를 가두고 폭력을 휘둘러 경영권 포기 각서를 받아냈다. 이들은 송씨를 카지노 사무실로 데려간 뒤 직원들 앞에서 “경영권을 모두 이씨에게 넘기니 잘 협력하라”고 얘기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국내 조직폭력배가 최근 각종 이권개입을 위해 증거나 피해자 확보가 쉽지 않은 원정폭력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관련자를 전원 검거해 강력히 처벌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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