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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지러운 김경준씨 귀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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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지러운 김경준씨 귀국 논란

입력
2007.10.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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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의혹의 하나인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 김경준 전 대표가 곧 송환될 전망이다. 그의 발언 내용과 수위에 따라 이 후보의 인기가 적잖이 손상될 수 있어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연일 조속한 송환을 주장한다. 그 동안 주장해 온 대로 이 후보가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 요지부동의 대선 판세가 흔들려 대역전극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주가조작 사건이 '10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하는 큰 범죄인 것도 그렇지만 이 후보가 '정치생명을 걸고' "아무 관계가 없다"고 강조한 만큼 도덕적 타격이 심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이 후보도 "조속히 귀국해 법의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 지도부에는 5년 전 김대업씨의 '병풍 사건'으로 호되게 당한 경험에서 정치공작 개연성이 크다며 송환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다.

또 이 후보의 소송대리인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민사소송 절차와 관련, 미국 법원에 김씨의 송환연기를 신청해 '이중 플레이' 의혹까지 사고 있다. 이 후보와 한나라당 지도부는 우선 엉뚱한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에 분명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외국에 머물고 있는 범죄인은 조속히 송환돼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솔직히 이번 경우에도 과연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대선이 두 달도 남지 않았다는 시기적 특수성 때문이다.

5년 전의 '병풍 사건'에서 보았듯, 국민 모두가 알고 싶어하는 '실체적 진실'은 대선이 끝난 한참 뒤 최종 판결을 통해서야 비로소 드러난다. 반면 일단 수사가 시작되면 범죄인의 진술이 모두 사실인 양 그대로 보도되고, 대선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대선 전에 재판이 끝날 수 없음을 알면서 '진실'을 이유로 무조건 조기 송환을 주장하는 것은, 무조건 반대와 다를 바 없는 거짓말이다. 따라서 검찰은 진실과 동떨어진 정치적 부수효과를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후 김씨 송환에 나서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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