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신당 후보지명대회 수락연설에서 TV토론을 제안했었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21일 ‘이번 대선을 가치로 승부하자’며 또다시 “끝장토론’ 구상을 들고 나왔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TV토론을 피하고 도망 다닌다는 인상을 심어 주는 동시에 정 후보가 여권의 현실적 유일주자란 점을 각인시키려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정 후보 측은 아직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나 이인제 민주당 후보와의 토론에는 관심이 없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 가치와 비전에 대한 후보 간 끝장토론과 시민 배심원 1,000명의 참여한 가운데 신당 ‘차별 없는 성장 특별위원회’와 한나라당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의 정책전문가 대토론회 등을 공개 제안했다. 또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이 ‘싸움을 해도 체급이 맞아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토론을 피하면서) 유일하게 내세우는 게 지지율일 텐데 지지율 믿었다가 나중에 망신당하는 경우 많이 있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이날 “낡은 이념 논쟁과 달리 대선이 새로운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생산적 논의의 장이 돼야 한다”고 토론 제안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내가 주장하는 5대 가치는 행복한 가족, 넓은 기회, 차별 없는 성장, 약자를 위한 통합, 한반도 평화”라면서 “이는 한나라당의 개발독재, 특권과 장벽, 대결과 냉전, 시장 이기주의, 약육강식 경쟁과 맞서는 것”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정 후보가 가치논쟁을 제기한 것은 범여권에 익숙한 의제를 제시, 전통 지지층을 복원하겠다는 의도다. ‘민주화 정권이 10년 만에 끝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것도 같은 차원이다. 또한 범여권의 핵심 기반인 40대 386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40대 가장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교육 주거 일자리 노후 등 4대 불안에 대한 공약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런 작업들이 선행돼야 이달 안에 목표치인 지지율 25% 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선기획단 최재천 대변인은 “일단 총론을 던져놓고 3, 4일에 한번씩 개별 정책공약을 내놓는 식으로 나갈 것”이라며 “내적 통합이 생각보다 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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