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건강/ 20일은 골다공증의 날 "뼈에 바람 솔솔… 삶이 골병든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건강/ 20일은 골다공증의 날 "뼈에 바람 솔솔… 삶이 골병든다"

입력
2007.10.20 00:03
0 0

김모(78) 할머니는 허리 통증을 참다못해 병원을 찾았다. 최근 몇 달간 허리가 굽고 거동이 불편해 집밖에 거의 나가지 않았고 딱히 어딘가에 부딪힌 일도 없는 김 할머니의 진단명은 뜻밖에 척추압박골절. 5년 전 진단 받은 골다공증을 증상이 별다는 없다는 이유로 방치한 결과였다.

이처럼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지만, 결국 골절 등 합병증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 질환이다. 전세계적으로 1억4,000만명이 앓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0만명의 환자가 있다. ‘골다공증의 날’(20일)을 맞아 ‘소리없는 도둑’ 골다공증에 대해 알아본다.

■ 조용하지만 치명적 질환

골다공증이란 말 그대로 ‘뼈에 구멍이 많은 병’이다. 뼈 성분이 소실되면서 뼈 조직이 얇아지고 엉성해져 구멍이 숭숭 뚫린 것처럼 보여서 붙여졌다.

골다공증은 그 자체론 별 문제가 없지만, 뼈가 약해져서 발생하는 골절이라는 합병증이 자칫 생명까지도 앗아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뼈가 소실되면 뼈 조직이 약해져 조그마한 충격에도 쉽게 부러진다.

허리에 둔한 통증이나 피로감으로 인한 요통이 생길 수 있고, 더 약해지면 척추가 몸무게를 이기지 못해 하나씩 주저앉는 압박골절이 발생해 등이 굽고 키가 줄어든다. 심하면 치아가 빠질 수 있고 외부충격 없이 골절될 수도 있다.

골절은 주로 척추 대퇴부 손목뼈 등에 발생한다. 65세 이상 노인의 50%가 척추 압박골절을 경험하지만 이중 3분의 2 가량은 모른 채 지낸다. 하지만 골다공증 환자의 대퇴부 골절은 매우 치명적이어서 이와 연관된 합병증으로 정상인보다 사망률이 남성은 31%, 여성은 17% 가량 높다. 이러한 골절이 주로 노인에서 일어날 뿐 아니라 치료를 위한 수술 자체가 워낙 대수술이기 때문이다.

특히 골다공증을 앓는 사람의 90%는 폐경기 여성이다. 여성은 일반적으로 남자보다 작고, 가느다란 체격을 가지고 있기에 그 자체가 주 위험요인이 된다. 게다가 폐경기가 되면, 칼슘 흡수를 늘리고 뼈에서 칼슘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에스트로겐이란 호르몬이 갑자기 감소한다.

나이가 들면서 활동력 감소, 영양섭취 부족, 여러 종류의 효소와 호르몬 감소로 인한 전반적인 대사작용 저하로 뼈가 손실된다. 이밖에 칼슘 섭취가 부족한 사람, 운동량이 적은 사람, 가족 중 골다공증 환자가 있는 경우, 흡연, 과음,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 호르몬 관련 질환에 걸린 경우 등에서 발생하기 쉽다.

■ 근본 치료제 없어, 조기 발견ㆍ예방이 중요

치료로는 칼슘, 여성 호르몬제, 비타민D, 칼시토닌 등 기타 약제 처방과 적절한 운동 등 생활요법이 쓰이며 개인마다 치료방법이 다르다.

하지만 치료한다고 해서 없어진 뼈가 원래대로 회복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직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골밀도검사를 통해 골다공증을 조기 발견하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어 효과나 비용면에서 훨씬 경제적이다.

폐경 전후나 뼈가 가늘고 마른 체격인 사람, 평소 운동을 잘하지 않는 사람, 질병 등으로 오래 누워있던 사람, 부모가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 갑상선 질환을 앓은 사람, 난소제거수술을 받은 여성 등은 반드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 1년마다 정기 검사를 해야

골다공증 예방의 최선책은 골절이 되기 전에 자신의 뼈가 얼마나 약한지 미리 알아 예방조치를 하루빨리 취하는 것이다. 가장 간편한 방법은 단순 방사선 사진이다. 하지만 골 소실을 더 안전하고 통증없이 파악할 수 있는 골밀도 검사(BMD)가 주로 쓰이고 있다. BMD로는 방사선 흡수법, 이중 에너지 방사선 측정법, 초음파 등이 있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척추 부위의 골밀도를 자세히 볼 수 있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도 활용할 수 있다.

골밀도 측정은 측정법ㆍ기기에 따라 차이가 크므로, 같은 기계를 이용해 1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추적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내분비내과 이병완 교수는 “측정법이 다양하므로 환자 개인의 위험 인자와 각 측정법의 장단점과 비용 등을 참고해 전문가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골다공증은 예방이 치료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성장기에 뼈를 최대한 튼튼히 하고, 뼈가 약화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골다공증 위험인자를 일찍 없애야 한다. 요즘 젊은 여성들의 과도한 다이어트는 폐경기 이후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예방적 치료를 위해 우선, 청소년기에 우유 치즈 버터 요구르트 멸치 두부 야채 등 칼슘이 많은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하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는 “우유 및 유제품의 칼슘 흡수율은 25~40%이지만, 식물성 식품의 칼슘 흡수율은 떨어진다”며 “우유와 유제품을 통한 칼슘 섭취를 권장할 만 하다”고 말했다.

다만 칼슘만 많이 먹는다고 골다공증을 앓?않는 것은 아니다. 카페인이 많이 든 음료와 커피는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알코올도 칼슘대사에 영향을 주므로 과다하게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칼슘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혈액 내에 적절한 농도의 비타민D가 필요하다.

햇빛을 쬐면 피부에서 비타민D가 생산되며, 필요에 따라 비타민D 약제를 복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양의 비타민D 약제를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의사 지시에 맞춰 정량을 복용해야 한다.

또한 항상 가슴을 펴고 반듯이 의자에 앉는 올바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 바르지 못한 자세는 힘을 균등하게 받아야 할 뼈가 계속 한 부위만 압박을 받게 되어 뼈가 변형되기 쉽다.

규칙적인 운동도 매우 중요한데, 특히 체중이 실리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같은 운동을 해도 자주 사용하는 신체 부위의 골밀도가 높아진다. 운동을 통해 뼈에 자극을 가하면 뼈를 만드는 세포가 활성화돼 뼈가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운동은 근육을 강하게 해서 잘 넘어지지 않도록 만든다.

하지만 이미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는 골절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과격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이밖에 흡연자의 골량은 비흡연자보다 낮고 일반적으로 담배 피우는 여성은 여성호르몬 농도가 낮아져, 일찍 폐경이 되기 때문에 금연해야 한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 '골다공증' 비타민D 하루 800IU 섭취를

대한골대사학회(회장 박형무 중앙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골다공증의 날(20일)을 맞아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골다공증 치료 지침에는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 50세 이상 성인들은 비타민D를 하루 800IU(기존에는 하루 400IU)를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하루 400IU의 비타민D 투여로는 골절 예방효과가 없으며, 하루 800IU 투여시 대퇴골과 비척추골절이 각 26%, 23% 감소된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민용기 교수는 “폐경 후 골다공증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타민D 혈청 농도 분석 결과, 전세계적으로 비타민D 불충분 현상을 보였다”며 “특히 한국은 비타민D 부족 현상이 심각한 나라의 하나였다”고 말했다.

또한 기본에는 65세 이상 여성들에게 골밀도 검사(BMD)를 권장했는데, 새 지침에는 40세 이전의 조기 폐경을 겪는 젊은 여성까지 골다공증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모든 폐경 여성은 BMD를 받도록 권했다.

이밖에 칼슘을 성인은 하루 1,000㎎을 섭취하도록 정했다.

박형무 회장은 “기존 골다공증 진단 기준인 BMD 결과와 별도의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도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어, 골절 위험을 사전에 평가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 '골다공증' 뼈파괴세포 억제주사 효과 톡톡

다양한 골다공증 치료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뼈를 파괴하는 세포(파골세포) 기능을 약화시키는 ‘골흡수억제제’인 본비바(GSK), 포사맥스(MSD), 악토넬(사노피아 벤티스) 등이 판매되고 있다. 또한 노바티스는 1년에 1회 정맥 주사하는 ‘아클라스타’(골흡수억제제)를 개발해 최근 국내판매 허가를 받았다. 아클라스타는 골다공증 치료제로는 최초로 골절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를 입증했다.

한국릴리는 골형성촉진제인 ‘에비스타’(경구용)에 이어 하루에 1회 맞는 주사제인 ‘포스테오’의 국내 허가를 최근에 받았다.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를 받지 않았지만 파골세포 기능을 억제하면서 조골세포(뼈를 만드는 세포) 기능을 강화한 약물도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또한 기능이 보강된 복합제가 등장했다. MSD는 기존의 포사맥스에 비타민D를 첨가한 ‘포사맥스 플러스’를, 유유산업은 골다공증치료제인 칼슘이 보강된 ‘맥사마빌’을 출시했다. 이밖에 환인제약은 주 1회 용법의 ‘아렌드정(70㎎)’을, GSK는 한 달에 1정을 복용하는 ‘본비바정(150㎎)’을 시판하고 있다.

권대익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