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청마(靑馬) 유치환(1908~1967)이 쓴 친일 성향의 산문이 발견돼 친일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청마의 작품 가운데 시 ‘전야’ 등의 친일 논란이 있었지만 산문 형식의 친일 글이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박태일(53) 경남대 국문과 교수는 19일 “1942년 2월6일 만주에서 발행된 한국어 신문 ‘만선일보(滿鮮日報)’에 ‘대동아전쟁과 문필가의 각오’라는 제목으로 실린 청마의 글 전문(사진)을 공개했다. 만선일보는 1937년 만주에서 발행된 친일 성향의 신문으로, 1945년 광복때까지 유일하게 한국어로 발행됐다.
이 글에는 “대동아전(大東亞戰)의 의의와 제국의 지위는 일즉 역사의 어느 시대나 어느 나라의 그것보다 비류없이 위대한 것일 겝니다…. 오늘 혁혁(赫赫)한 일본의 지도적 지반(地盤) 우에다 바비론 이상의 현란한 문화를 건설하여야 할 것은 오로지 예술가에게 지어진 커다란 사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는 등의 친일적 표현이 들어 있다.
박 교수는 “여러가지 은유와 비유로 해석상의 논란을 낳았던 시 작품과 달리 산문에서는 자신의 의중이 직접 드러나 청마가 친일 인사라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27일 영남대에서 열리는 한국어문학회 전국학술대회에서 관련 논문을 발표한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