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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우승 못 해본 감독' 꼬리표 누가 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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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우승 못 해본 감독' 꼬리표 누가 떼나

입력
2007.10.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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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 군단의 창단 첫 우승이냐, 잠실 곰들의 4번째 패권 차지냐?

오는 22일부터 2007프로야구 대권을 놓고 두산과 ‘지하철시리즈’(7전4선승제)를 벌이는 SK는 2000년 창단 이후 첫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여세를 몰아 챔피언 반지까지 손에 넣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2005년 이후 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도 플레이오프에서 한화에 3연승을 거둔 상승세를 앞세워 패권을 노리고 있다. 한국시리즈와 얽힌 양팀의 재미있는 사연을 살펴본다.

우승에 목 마른 양팀 사령탑

사제지간인 김성근 SK 감독과 김경문 두산 감독 모두 공교롭게도 사령탑에 오른 이후 아직 우승의 감격을 맛보지 못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84년 두산 전신인 OB 지휘봉을 처음으로 잡은 이후 올해가 벌써 16시즌째다. 그러나 그 동안 번번이 고배를 마시며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래서 김 감독에게는 ‘우승도 못해 본 감독’이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김 감독은 5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3승2패(통산 승률 0.538), 6차례 플레이오프에서는 1승5패(통산 승률 0.370)에 그쳤다. LG 감독 시절인 지난 2002년에는 우승에 가장 근접했지만 결국 명장 김응용 삼성 감독(현 삼성 사장)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김경문 감독도 선수(82년)와 코치(95년, 2001년) 시절에는 우승을 해봤으나 지난 2004년 두산 사령탑을 맡은 이후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감독 데뷔 후 2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 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하고도 두 번 모두 삼성에 고배를 들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번에 우승을 차지한다면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서 모두 패권을 차지하는 사상 첫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된다.

누가 다시 악몽을 되풀이할까

SK는 창단 4년째인 지난 2003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성근 감독의 수제자인 조범현 당시 SK 감독(현 KIA 코치)은 첫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삼성과 KIA를 연파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3차전까지 2승1패로 앞섰지만 결국 상대 에이스 정민태 공략에 실패, 3승4패로 눈물을 흘렸다. 정민태는 1, 4, 7차전에 선발로 나와 모두 승리를 따내며 SK 타자들을 철저히 농락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내주고도 2,3차전에서 연승을 거둔 팀이 우승을 못한 것은 SK가 처음이었다. SK가 이번에 맞붙는 두산에는 당시 정민태를 능가하는 리오스라는 걸출한 에이스가 있다. SK가 ‘2003년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리오스의 벽을 뛰어 넘어야 한다.

두산도 김경문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지난 2005년 끔찍한 악몽을 경험했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김인식 감독의 한화를 3연승으로 제압하는 욱일승천의 기세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고려대 3년 후배인 선동열 삼성 감독에게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4연패로 무너졌다.

2005년과 올해 플레이오프까지는 거짓말처럼 똑같이 재연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은 리오스-랜들-김명제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SK의 전력은 당시 삼성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두산은 2년 만에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타선을 앞세워 2년 전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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