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의과대학을 다니던 30대 새터민(탈북자)이 국내에서 보험설계사로 변신했다.
LIG손해보험 구미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이광철(36). '보험'이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이씨는 2005년 5월 지인의 소개로 보험공부를 시작해 자격증을 획득했고, 벌써 3년차 설계사로 일하고 있다.
이씨가 보험설계사를 택한 이유에는 병으로 사망한 어머니에 대한 아픈 기억도 한몫 했다. 그는 "북한에도 민영보험이 발달해 있었다면 어머님의 병을 치료할 수도 있었을 테고, 어머님의 약과 음식을 얻기 위해 중국 국경을 넘나들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며 "작은 보험료로 딱 필요한 순간에 큰 힘이 되기 때문에 보험은 공부하면 할수록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2003년 간경화로 고생하던 어머니를 위해 약과 식량을 구하러 중국 국경을 넘다 적발됐다. 탄광에서 고된 노동을 하던 중 어머니의 사망소식을 전해 들었고, 의과대학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이씨는 탈북을 결심했다. 중국과 베트남을 경유해 2004년 남한 땅을 밟았다.
지금은 통일이 되면 북쪽 사람들에게 보험의 중요성을 알리는 보험 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고 한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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