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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피플] 이시히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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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피플] 이시히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

입력
2007.10.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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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 극우인사로 심심하면 망언을 터뜨려 한국, 중국 등 과거사 피해국의 아픈 상처를 건드려온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ㆍ75) 도쿄도 지사가 영화감독으로 전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시하라 지사는 17일 도쿄의 호텔오쿠라에서 열린 제20회 도쿄국제영화제 특별기획 ‘영화가 본 도쿄’ 기자회견에 참석해 “영화가 재미있다. 하루 빨리 정치에서 손을 떼고 감독으로 활동하고 싶다”고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1956년 <태양의 계절> 로 권위 있는 아쿠타가와문학상을 수상한 이시하라는 영화 배우로도 활동하고 메가폰까지 잡은 다재다능한 인물. 참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해 중의원에서 8선을 기록한 뒤 99년 도쿄도 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 거물급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이번 영화제 특별기획에는 이시하라가 주인공 신문기자 역할로 등장한 <위험한 영웅> (1957년 작)이 51개 특별상영 작품 가운데 포함됐다.

이시하라는 질의응답 도중 기자들이 지사에게 묻겠다고 하면 “지사가 아니라 이시하라 감독에게 질문해 달라”고 주문하는 등 영화감독에 대한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58년 영화 <젊은 짐승> 의 연출을 맡은 적이 있기 때문에 감독으로 불러도 틀리지 않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감독으로서 구체적인 계획을 소개해 기자회견장에 모인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지사직에서 물러나면 자신이 쓴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하겠다고 말했다. “원작의 판권을 팔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직접 영화를 찍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주연에 후쿠다 마코토를 쓰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너무 뜸을 들이다 보니 그가 나이를 먹어버렸다.”

도쿄도 지사에 취임한 뒤 이시하라는 도쿄로케이션박스를 설치하는 등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시해 왔다. 5월 개봉된 <나는 당신을 위해 죽으러 갑니다> 는 그가 총제작과 각본을 담당한 작품이지만 흥행에서는 그리 성공하지 못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 자살특공대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골수 국수주의자인 이시하라의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시하라는 아카데미 감독상에 빛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유황도에서 온 편지> 에 대해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에서 전쟁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 아마추어 같고 작위적인 얘기도 많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또 “내가 시나리오를 쓰면 훨씬 재미 있는 영화를 찍을 수 있을 텐데…”라며 영화감독으로서 자신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는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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