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26ㆍ상무)과 김효범(24ㆍ모비스)은 친형제 이상이다. 둘은 원정경기 때면 늘 방을 함께 쓴다. 가족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도 스스럼 없이 나눈다. '사귀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받는다.
양동근이 지난 5월 김정미(26)씨와 결혼할 수 있었던 것도 김효범 덕이다. 지난해 11월 양동근은 '독수리 타법'으로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와 이문세의 <그대와 영원히> 를 연주했다. 정성에 감복한 김씨는 울먹이며 청혼을 받아들였다. 그대와> 사랑하기>
피아노 문외한인 양동근은 김효범에게 두 달 동안 개인지도를 받았다. 김효범은 농구판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다. 김효범이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양동근의 '피아노 청혼'이 가능했을까.
요즘에도 양동근은 틈만 나면 김효범에게 전화를 건다. "효범아, 너 자신을 믿어. 코트에 절대 미련을 남기지 말고 마음껏 해라." 양동근은 지난달 한ㆍ일프로농구 챔프전 때도 '룸메이트' 김효범과 농구 이야기로 밤을 새웠다.
'군인' 양동근의 빈자리는 올 시즌 김효범이 메운다. "동근이 형한테 좋은 얘기 많이 듣습니다. 형 몫까지 해야죠." 김효범은 비록 팀 패배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18일 개막전에서 팀내 최고인 20점을 넣으며 '형'과의 약속을 지켰다.
울산=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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