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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규제 1600여건 폐지·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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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규제 1600여건 폐지·개선을"

입력
2007.10.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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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기유학은 일상적인 사회 현상이지만 정작 교육 관련법은 중졸 미만의 경우 자비 해외유학을 금하고 있다. 대다수 목욕탕에 부착된 온천마크(♨)는 지방자치 관련법 위반이고, 시작장애인이 흰색 지팡이 없이 외출하면 교통관련법 위반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이 같은 '불량규제' 100건이 포함된 '규제개혁 종합연구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11권 5,000여쪽으로 구성된 방대한 보고서는 올해 5월 참여정부가 5,025건의 등록규제에 대한 적부심사를 요청한 이후 4개월 간 기업과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만든 것이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과 김종석 한경연 원장은 이 날 한덕수 국무총리를 방문해 이 보고서를 전달하고, 규제 1,664건의 폐지(516건) 및 개선(1,148건)을 건의했다. 정부가 건의를 수용하면 세계은행이 발표하는 기업환경지수에서 한국의 종합순위는 30위에서 15위로 올라간다.특히 창업부문은 110위에서 13위로 수직상승하게 된다.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조속한 시일 내 실행 가능한 과제 184건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중요개혁 과제 200건을 선별해 별도 건의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규제,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규제, 토지이용 및 주택관련 규제, 노동시장과 노사관련 규제, 교육 및 인적자원 규제 등 7개 분야는 우선 개혁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정부는 이 건의에 대해 민관합동기구, 관계장관회의 논의를 거쳐 수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보고서는 규제를 받는 민간 차원에서 규제 존폐를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경연은 전체 규제를 39개 부문으로 나눈 뒤 시장경제, 기업환경, 국가경쟁력, 국민편익 4가지 잣대로 평가했다. 다만 수도권 집중억제, 출자총액 제한, 금산분리 등에 대해 재계의 기존 입장이 반복된 것은 보고서의 한계로 지적된다.

이번 보고서에선 정부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미등록 규제도 상당수 있어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 기관들이 규제개혁위원회 통제 밖인 입법부를 동원해 규제를 쏟아내면서 최근 의원입법 규제와 정부입법 규제의 비율은 8대 2로 역전됐다.

김종석 원장은 "규제의 내용이 기술과 시장의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지시, 통제, 적발 위주의 구태의연한 규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특히 "규제 본질이 규제의 건수가 아니라 기업을 둘러싼 환경에 있다"면서 "체감 규제를 낮추기 위해서는 세금, 사법제도, 행정효율성 등 기업환경 개선이 규제개혁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정부 시절 1만4,000여건이던 등록규제는 '규제를 절반으로 줄이라'는 청와대 지시이후 7,000여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참여정부에서 등록규제는 다시 늘어나 지난해 말 8,000여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선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되는 규제 기준이 바뀐 탓에 내용 개선 없이 건수만 5,000여건으로 줄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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