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2만여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히로뽕을 중국에서 들여와 일본 야쿠자 등에 팔아 넘긴 일당이 검거됐다. 마약전과 7범인 주범 김모(71)씨는 국내 히로뽕 제조 최고수이자 원로로, 인생의 4분의 1 이상인 22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김씨 부인(58)도 이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김해수)는 17일 중국에서 히로뽕을 다량으로 들여와 일본 야쿠자 등에 팔아 넘긴 김씨 등 일당 13명을 적발, 6명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하는 한편, 조선족 보따리상 등 5명을 수배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총책 김씨를 중심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 중순까지 중국 다롄(大連)항 등지에서 보따리상을 이용, 7차례에 걸쳐 국내로 히로뽕 6.74㎏을 밀반입한 뒤 대부분을 야쿠자에 팔아 넘기고 일부를 국내에 유통시킨 혐의다. 히로뽕 6.74㎏은 강원 강릉시 시민(22만여명) 전체가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소매가만 224억원에 달한다고 검찰은 밝혔다.
수사결과 이들은 공항 및 항만의 검문검색이 까다로운 일본에 마약을 보내기 위해 마약 청정국인 한국을 거치면 검문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인스턴트 밥 제품의 밥알 밑에 마약을 깔고 그 위에 다시 밥을 덮거나 꿀, 참기름박스 안에 물건을 넣어 보따리상에게 맡겼다. 보따리상은 중국에서 페리호를 타고 인천항으로 들어와 부산과 오사카를 오가는 배편에 물건을 보내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다.
이들은 일당 중 한 명이 일본 야쿠자 최대 조직인 야마구치파(山口組)의 두목급과 인척 관계라는 점 때문에 야마구치파와 연결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일본 수사당국과 공조 하에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마약을 투약한 가수 이모(33ㆍ구속)씨 등 9명을 사법처리했다. 검찰은 또 세관 등과 합동단속을 통해 국제우편으로 마약류를 밀반입한 67명을 적발, 43명을 구속하고 600억여원어치의 마약을 압수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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