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명보험 신달수(57) 사장의 입에서 보험업계가 금기(禁忌)시 하던 발언이 나왔다. 본지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내년 4월 예정된 방카슈랑스(은행창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 전면 확대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얘기한 것. 보험사들이 확대 반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국민은행의 계열사로서 KB생보처럼 보험판매조직이 전혀 없는 중소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없이는 존재할 수조차 없다. 신 사장의 발언은 중소보험사들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보험업계의 복잡다단한 현실을 드러냈다고 할만하다.
신 사장은 "고객들이 똑똑해져서,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부실판매하면 계좌를 다른 데로 옮길 것"이라며, "은행들의 보험부실판매는 방카슈랑스 교육이 제대로 안됐던 초기 때 이야기"라고 말했다.
KB생보는 현재 국민은행 창구를 통해서만 3~4개 보험상품을 팔고 있지만, 올해 말까지 6~8여개 상품을 추가로 개발할 예정. 그는 "내년 1,2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텔레마케팅과 독립법인대리점(GA) 등을 통해 상품판매 창구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기업은행 방카슈랑스 사업단장으로 있을 때, "이런 보험상품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에 보험사에 주문해서 상품을 개발하게 한 적도 있다. 종업원들의 상해를 보장해주는'성공날개 기업사랑 보험'으로 '주문형 보험 1호'였다. 중소기업들에게 인기가 참 좋은 상품이었다.
현재 보험업계는 방카슈랑스로 인해 보험사가 은행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런 가운데"보험사 이름만으로 상품을 선택하는 시기는 지났다"며 "3년내 자산 5조원(현재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신 사장의 목표가 이루어질 지 주목된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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