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넘치는 반달곰과 다급해진 독수리가 대전에서 만난다.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둔 두산과 벼랑 끝 위기에 몰린 한화가 17일 대전구장에서 플레이오프 3차전을 갖는다. 지난 1986년 이후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초반 2연승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은 약 96%. 그러나 9회 2사후에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게 야구다. 3차전 관전포인트를 살펴보자.
한화, 홈 이점 누릴까?
대전구장은 잠실구장보다 규모가 작다. 따라서 장타력에 강점이 있는 한화에 유리하다. 한화 타선은 삼성과의 준PO에서 홈런을 5방이나 터트렸지만 드넓은 잠실벌에서는 2경기에서 단 한 개도 담장 너머로 타구를 날리지 못했다.
그래선지 두산 김경문 감독은 “잠실에서는 우리가 유리했지만 대전에서는 분명 한화에 어드밴티지가 있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독수리 군단의 마지막 보루 류현진
한화 김인식 감독은 “우리가 이제 믿는 건 류현진뿐이다”고 말했다. 한화는 정민철, 문동환의 허리 부상으로 사실상 선발진이 붕괴된 상태. 마무리 구대성도 구위가 신통치 않다. 한화는 류현진이 가능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만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류현진은 준PO 1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됐고, 3차전에서는 구원투수로 승리를 지켰다. 준PO에서 무리한 상태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불펜에 대기하느라 몸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다. 게다가 올 시즌 유독 두산에 약했다는 사실도 부담이 된다. 두산전 상대성적은 1승2패 평균자책점 5.95. 이래저래 류현진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역사는 반복될까?
두산은 지난 2005년 PO에 직행, 준PO를 거친 한화에 3연승을 거둔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당시 두산은 리오스, 랜들, 김명제를 1~3차전 선발로 내세워 모두 이겼다. 올해도 똑 같은 양상이다. 리오스와 랜들은 1,2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벌일 3차전 선발은 김명제. 2년 전 포스트시즌 최연소 승리기록(18세 9개월 5일)을 세운 그는 이번에도 승리투수가 되겠다는 각오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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