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쟁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이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 여성들의 표심이 주자들의 희비를 가르는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의원은 특히 흑인 여성들을 공략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흑인 남성들은 같은 흑인인 오바마 의원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나 흑인 여성들은 여성 주자인 힐러리 의원과 오바마 의원 사이에서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힐러리 의원에 비해 전반적으로 추진력을 잃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오바마 의원은 흑인 남성들의 지지 열기를 흑인 여성들까지 확산시키지 않으면 반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흑인 인구가 많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에서 여성들이 모이는 미용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흑인 여성’들의 지지를 끌어내는데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흑인 여성들 사이에서 “오바마 의원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 백인들에 의해 암살될 것”이라며 “그를 지키는 길은 그를 지지하지 않는 것”이라는 얘기가 퍼지고 있는 것도 오바마 의원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에 비해 힐러리 의원측은 좀더 확실히 여성들의 마음을 얻으면 대선후보 굳히기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처음엔 오히려 남성들보다 더 강한 거부감을 보이던 여성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고 판단한 힐러리 의원은 상당히 고무된 상태다. 힐러리 의원이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어린이 건강보험 등 ‘여성’임을 부각시키는 정책으로 선거운동 초점을 바꾸는 것도 모두 여성표를 겨냥한 것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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