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확보한 수십개의 유전 가운데 ‘톱5’급 대형 유전으로 손꼽히는 러시아 서캄차카 광구사업이 뜻밖의 돌출변수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환경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자칫 사업추진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기업과 대기업들이 야심차게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 서캄차카 해상광구(6만2,000㎢)가 2008년6월 첫 시추를 앞두고, ‘캄차카 대륙붕’ 환경 조사 문제가 돌연 제기되면서 참여 기업들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서캄차카 해상광고 개발사업은 우리나라 컨소시엄이 4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 국영기업인 로스네프티사가 60% 지분을 갖고 있다.
서캄차카 광구 개발 사업의 환경 문제는 현지 캄차카주의 알렉세이 쿠즈미츠키 주지사가 개발과 관련해 연방차원의 환경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환경조사에 대한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촉구하면서 불거졌다.
쿠즈미츠키 주지사는 최근 현지에서 가진 한국 컨소시엄 관계자들과 만남에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캄차카주의 자연환경이 절대로 훼손되어서는 안되며 모든 국제 환경기준을 준수하고 대대로 물려주기 위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환경조사가 제대로 실시되지 않을 경우 정부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금 문제도 사업 난항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캄차카 주정부가 한국컨소시엄과 로스네프티사가 서캄차카 광구 개발을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인 ‘캄차트네프트가즈’에 향후 세금납부를 강력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캄차카 주정부는 모스코바로 돼 있는 캄차트네프트가즈의 주소지를 현지로 옮겨 대륙붕 개발에 따른 세금수입이 캄차트카주로 귀속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 이에 한국컨소시엄측은 곧바로 대처에 나서 러시아 로스네프티사와 2008년 2월까지 주소지를 변경할 예정이지만, 이 같은 돌발적 행정절차들은 향후 사업추진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본격 석유생산은 당초 예상보다 다소 늦은 2015년 정도에나 가능할 것이란 예상까지 조금씩 흘러 나오고 있다.
최근 탐사작업 분석결과, 이 지역엔 당초 추정(37억배럴)의 3배인 103억배럴이 묻혀 있다는 보고서가 작성된 상태이며 이대로라면 우리나라는 개발비와 세금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도 약 20억배럴 이상은 확보할 수 있다. 이는 100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서캄차카 광구 사업에 있어 환경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첫 시추작업 이후 생산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며 “현지 정세와 비즈니스 여건변화에 따라 크게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으므로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서캄차카 해상광구는?
러시아 오호츠크 해상(캄차카 대륙붕)에 위치했으며, 남한면적의 3분의2에 달하는 규모다. 천연자원의 보고인 동시에 수많은 화산, 천연온천, 연어와 야생곰의 서식지 등 때묻지 않은 자연경관 또한 유명하다. 총 40%가 확보된 우리나라 컨소시엄엔 한국석유공사가 20%, 한국가스공사 SK GS칼텍스 대우인터내널이 각각 4%, 현대종합상사와 금호석유화학이 각 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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