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이 수백 만원대의 학생 해외 어학연수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은 23일 호주를 방문, 퀸즈랜드주 교육청과 학생 단체 영어연수 실시 방안을 협의한다.
14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연수는 홈스테이를 하며 현지 공립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방식으로 1주~4주 코스로 구성돼 있다. 비용은 항공료를 제외하고 4주짜리가 200만원 안팎이지만 항공료를 포함하면 300만원이 넘는다. 항공료 포함 200만~250만원 수준인 사설학원 연수비보다 훨씬 비싼 것이다.
더구나 대전시교육청이 최근 관할 전체 초중고를 대상으로 해외어학연수 참가 의향을 사전 조사한 결과 학생 25만여명 중 0.5%에도 못 미치는 1,200여명만 참가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교육ㆍ시민단체와 상당수 학부모들은 대전시교육청의 계획이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사교육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참교육학부모회 관계자는 “해외연수를 줄이기 위해 학교 영어교육을 강화하는 정부교육 방침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최근 성명을 내고 “교육청이 상류층 학생만을 위한 고액 사교육을 제공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값비싼 해외어학연수를 알선할게 아니라 원어민 교사를 학교마다 배치하는게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알선하려는 취지에서 계획한 것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호주교육청과의 향후 협의 과정에서 참가인원, 프로그램 등에 따라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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