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작가’들이 돌아왔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내 놓은 작품마다 비난에 시달리면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임성한, 문영남, 서영명 작가가 그들. 이들의 컴백으로, 가을밤 안방극장이 다시 시끄러워질 조짐이다.
임성한은 7월부터 <아현동 마님> (MBC)을 집필 중이다. 문영남의 <조강지처 클럽> (SBS)은 지난주부터, 서영명의 <그 여자가 무서워> (SBS)는 이번 주부터 방영을 시작했다. 그간의 명성(?)에 걸맞게 세 작가의 작품은 이번에도 만만치 않다. 그> 조강지처> 아현동>
<그 여자가 무서워> 에서는 재벌의 딸과 결혼하기 위해 자신을 배신한 연인 하경표(강성민)에게 복수를 하는 최영림(유선)이 등장한다. 복수의 방법은 하경표의 장인이 되는 재벌그룹 총수 백동수(노주현)와 결혼하는 것. 그>
센 자극만큼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오현경의 드라마 복귀작인 <조강지처클럽> 에도 불륜을 저지르는 남편, 두 집 살림을 하다 본처와 첩에게 괄시당하고 사는 남자 등 문영남 작가 특유의 ‘불륜 코드’가 그대로 들어 있다. 조강지처클럽>
그나마 <하늘이시여> (SBS)에서 자신의 친딸을 남편의 전처 소생 아들과 결혼시킨다는 엽기적인 설정으로 논란의 대상이 됐던 임성한 작가만 <아현동 마님> (MBC)에서는 비교적 순하게(?) 12살 차이 나는 연상 연하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도 연하의 남자와 결혼하려는 백시향(왕희지)을 가족들이 말리면서 보여주는 속물적인 모습이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다. 아현동> 하늘이시여>
세 작가의 작품이 화제가 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세 작가가 동시에 작품을 집필하게 된 것은 그만큼 중년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가족 드라마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TV 칼럼니스트 정석희씨는 “임성한의 <인어아가씨> (MBC)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런 작품은 가끔 불량식품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인어아가씨>
하지만 지금은 이런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리는 작품들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해에도 <하늘이시여> 와 KBS <소문난 칠공주> 등 자극적인 설정을 담은 드라마들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중년층이 즐겨보는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의 성격이 변했다는 것이다. 소문난> 하늘이시여>
세 작가의 작품 외에도 <며느리 전성시대> (KBS)는 극단적인 고부갈등을 그려 논란이 되기도 했고, 작품 초반 잔잔한 전개로 호평을 받았던 <깍두기> (MBC) 역시 여주인공 장사야(박신혜)를 둘러싼 출생의 비밀과 우연에 의한 애정관계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자극적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깍두기> 며느리>
한 방송 관계자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들이 갈수록 늘어간다는 것은 시청자의 기호가 자극적인 내용을 좇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드라마 제작진은 이런 시청자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세 작가가 함께 활동해도 넉넉할 만큼 자극적인 드라마의 수요가 늘어난 현상은 말 그대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