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발언에 대해 “매우 충격적이다” “대통령의 인식이 심각하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NLL은 사실상의 영토 분계선이라는 당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은 NLL이 영토선이 아니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 동조하며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청와대 오찬 뒤 “노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충격적이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시각 교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NLL은 사실상 서해안의 휴전선이자 아주 중요한 영토 분계선이다”며 “NLL을 양보한다는 것은 곧 영토를 양보하는 것이며 헌법정신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통외통위,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도 문제 있는 발언이라고 입을 모았다.
송영선 의원은 “노 대통령의 논리는 그럴 듯 하지만 잘못된 것이다. NLL을 두고 남북이 무장을 하고 대치하고 있는 것 자체가 그 지역을 영토로 인식하는 것을 깔고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NLL을 양보하게 되면 유사시 서해와 수도권 방어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날 북한이 2003년 이후 NLL을 침범한 횟수가 연평균 18회였고, 올 들어 8월까지는 이미 17차례나 된다는 자료도 공개하고, “통일 전까지는 NLL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의원은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지 놀랍고 의심스럽다”며 “더 이상 코멘트 할 가치도 없는 발언이다”고 비난했다. 황진하 의원도 “서해 해상에서 목숨 바쳐 지키는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할 말은 아니다”며 “휴전과 분단 상태를 망각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 이낙연 대변인은 “NLL의 역사성을 제대로 인식해야 하는데 한나라당이 너무 의도적으로 트집을 잡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며 “어느 나라 대통령이 영토에 대해 함부로 발언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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