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테마에 대주주도 뎄나’
11일 오전 증권선물거래소 기자회견장에서는 흔치 않은 풍경이 연출됐다. 코스닥 업체 대표가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의 주가가 너무 올랐다며 성토하고 나선 것. 주인공은 요즘 한참 태양광 테마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에이치앤티의 정국교 대표이사.
에이치앤티는 올해 4월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양전지의 원료인 규소를 채굴할 수 있는 광산을 개발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4,000원대에서 8만원 후반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정 대표와 임원들이 장내에서 주식을 매도해 39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시선이 곱지 만은 않은 상태였다. 이러다 보니 대표가 직접 해명을 하고 나선 것이다.
정 대표는 “주가 과열 때문에 우즈베키스탄 정부측에서 당초 85(에이치앤티)대 15였던 투자지분을 50대 50으로 조정하자고 요구해 현지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여기다 ‘협력사가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다’는 루머까지 돌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며 자신도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과열에 대한 경고를 주기 위해서라도 지분을 매각해야 했다”고 지분 매각 배경을 털어 놓았다. 결국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올랐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한창 오르던 상황에서 주식을 매량 매도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긴 것에 대해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대표와 임원이 주식을 장내 매도한 후에 주가가 수직 하향하는 바람에 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것”이라며 “단순히 주가에 대한 경고 차원이었다면 굳이 장내 매도라는 방법을 써야 했는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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