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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영화제, 이제 크게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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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영화제, 이제 크게 바뀌어야

입력
2007.10.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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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는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적 문화행사 중 가장 평가 받는 성공 사례이며, 아시아의 대표적 영화제로 꼽혀 왔다. 12회를 맞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64개국 275편의 영화가 초청되었고, 세계에서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 역시 최다인 66편에 이르는 등 외형도 커졌다.

1회 영화제 때 초청 영화가 169편이었던 점에 비하면 약 두 배로 성장한 셈이다. 행사장도 지금까지는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였으나 올해는 서면과 대연동까지 확대됐고, 예매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제가 여전히 운영 미숙과 안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영화제가 예년의 활력을 잃고 썰렁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고 있다.

출품작은 늘었으나 관심을 끌 만한 작품이 적고, 스타 배우들의 참석도 예년에 비해 줄어들어 일반인 중심의 잔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참석 배우들은 화려하게 조명 받는 개막행사를 마치고 대부분 부산을 일찍 떠났고, 영화음악계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의전 소홀 등에 불만을 품고 개막 파티에 불참한 뒤 일찍 출국했다는 이야기도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영화제에서 이명세 감독의 신작 'M' 기자회견은 스타 강동원이 오랜만에 나타나는 자리였는데, 결국 공간이 협소해 행사를 제대로 못 치르는 바람에 주최 측이 공식 사과를 했다.

아시안 필름마켓(AFM)을 통한 교류 역시 예년만큼 활발하지 못해 아시아에서 영화 한국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주고 있다고 한다.

부산영화제가 세계적 영화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전열 재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고, 많은 배우들이 참석하는 흥겨운 축제로 만들어 가야 한다. 겸손과 열정으로 가득했던 출범 때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화려한 휴가> 와 <디 워> 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우리 영화계는 현재 침체상태를 헤매고 있다. 이런 국내 상황을 극복하게 하는 자극제 역할도 부산영화제가 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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