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중국 경제 성장을 주도했던 상하이방(上海幇)은 다소 위축될 뿐이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15일 열릴 중국 공산당 17차 전국대표대회(17전대)를 앞두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중국 정치의 최대 계파인 상하이방의 위세가 다소 약화할 것이지만 여전히 큰 역량을 보전할 것이라고 11일 분석했다.
지난해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上海)시 당 서기의 부패 혐의 구속으로 만신창이가 된 상하이방은 17전대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겸 당총서기를 필두로 하는 공청단파와 태자당(공산당 고위간부 자제 그룹)의 거센 공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자칭린(賈慶林) 정협 주석 등 상하이방 정치국 상임위원들이 대거 퇴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관측통은 “태자당으로 분류돼온 시진핑(習近平)이 올 3월 상하이 당 서기에 취임한 뒤 후 후주석 직계인 리커칭(李克强) 랴오닝(遼寧)성 당 서기와 팽팽한 후계자 경쟁을 벌이는 것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자당이던 시 서기가 상하이시로 옮기면서 상하이방과 운명을 공유하는 관계가 됐고, 이로 인해 상하이방의 지원에 힘입어 리커창과 후계 경쟁까지 벌일 정도로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관측통들은 “후 주석은 상하이방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쩡칭훙(曾慶紅ㆍ68) 국가부주석의 정치국 상무위원을 잔류를 희망하고 있지만 상하이방의 거센 반발로 쩡 부주석의 정치국 잔류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정계, 특히 거시경제 및 금융 등 경제 부문을 장악하고 있는 상하이방은 단 시일 내에 그 파워를 잃지 않을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특히 중국 정치권력 투쟁이 제로섬 게임에서 점차 탈피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리청 미 해밀턴대 교수는 “최근 중국 정치에서는 전부 아니면 전무식 권력투쟁은 사라지고 파벌간에 권력을 분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는 하루아침에 상하이방과 같은 거대한 집단이 사라지 않을 것임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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