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제2위의 갑부 궈타이밍(郭台銘) 훙하이(鴻海)그룹 회장이 1,000억 대만달러(약 2조8,000억원) 상당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한 약속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구 회장은 9일 명문 대만대에 3년간 2억 대만달러(56억원)를 기부하는 협약식을 가졌다. 이 돈은 대만대 수의학과가 주도하는 동물복지 증진 발전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기부는 버려진 개를 20년간 돌봐온 고교 교사 자훙추(賈鴻秋)가 5월 홍하이 본사 앞에서 무릎을 꿇고 도움을 청한 것이 발단이 됐다. 궈 회장은 지난 달에도 자신의 자선복지재단인 용링(永齡)재단 명의로 대만대 의대에 암 전문병원과 최첨단 양성자 암 치료센터 건립에 써달라며 150억 대만달러(4,200억원)를 출연한 바 있다.
궈 회장이 이번 기부를 결심한 것은 7월 동생이자 후계자였던 궈타이청(郭台成ㆍ46) 훙준(鴻准)정밀 회장이 혈액암으로 사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유방암으로 부인 린수루와 사별한 지 3년 만에 동생까지 잃자 "암을 반드시 정복하고야 말겠다"며 암 치료 등 의학 연구를 위해 1,000억 대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공식선언한 것이다. 이 돈은 당시 세계 최고층 건물이던 '타이베이 101'금융센터를 2개나 지을 수 있는 액수이다.
평면모니터, 무선통신, 서버, 광통신 등 전자부문 주문자생산방식(OEM) 서비스 영역을 선도하는 훙하이정밀 창립자인 궈 회장은 올해 개인자산 55억 달러로 대만의 두번째 갑부로 선정됐다.
중국에 전자부품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그는 중국의 복지사업에도 관심을 가져 88년부터 지금까지 840억원 상당을 독거노인이나 장애인에게 지원해 최근 발표된 '중국 자선사업가'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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