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보통신기술(IT), 나노기술(NT),생명공학기술(BT), 로봇기술(RT) 등 인류역사상 유례 없이 빠른 기술의 발전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중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로봇기술의 선점과 우위 확보는 한 나라의 국력 및 경제력과 직결된다.
로봇은 우리가 만화나 영화 속에서 자주본 것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간형태의 기계만을 말하지 않는다. 제조, 국방,건설, 의료, 농수산, 사회복지, 교육 등 사회와 산업 전반에 걸쳐 혁명을 가져올 수 있는 차세대 핵심 산업인 것이다. 특히 청소용 로봇과 같은 개인 서비스용 로봇은 각 가정에 한대 이상 보급된 PC와 같이 가까운 장래에 가정 필수품으로 자리 잡아, 그 수요가 엄청날 것으로 예측된다. 더구나 아직 세계적으로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이어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에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로봇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수년간 정부 주도로 기술개발을 추진해 괄목할 성과를 보여 왔다. 수십 개의 로봇 전문 중소업체가 탄생하였고, 제조용 로봇 수출액도 8,000만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아직 로봇 관련 업체는 한두 업체를 제외하고는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선진국 기업에 비해 기술과 규모 면에서 크게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만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가 최근‘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을 발의한 것은 입법시기나 로봇산업화 측면에서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앞서 얘기했듯이 로봇 시장은 초기 단계이고 활발한 시장 창출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시장이 없는 기술개발은 운동장 없는 운동선수와 마찬가지이다. 로봇기술 개발자의 운동장이 될 수 있는 로봇랜드는 이러한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것이 단순한 오락이나 흥미위주로 조성된다면, 기존의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세계적인 오락 공원과 경쟁하기 어렵다. 새로운 로봇문화를 도입하고 시험하는 로봇산업 선도의 장으로활용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공간은 로봇사업을 시작한 많은 중소기업에게 사업기회인 동시에 기술개발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R&D)에도 많은변화가 있는데, 최근 과학기술부도 실용화에초점을 두기 시작했다. 로봇기술 연구는 이제 새로운 경쟁체제가 필요한데, 이를 이끌어갈 조직의 구성이 이번 법안에 담겨있다.
학문 위주의 연구에서 산업 위주의 연구로 전환하기 위한 부처 및 전문기관의 설립 혹은 지정이 바로 그것이다.
로봇을 과학이나 학문으로 본다면 다양성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로봇이 산업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동안 개발된 다양한 로봇과 기술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산업화로 연결해야 한다.
로봇종합지원센터, 로봇인력양성, 표준화등 산업화 지원을 위한 사업도 규모가 커져 이제는 진흥원과 같은 전담기관으로 발전해야 한다. 로봇전문 연구기관의 지정은로봇공학자를 유치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동안 짧은 기간에 우리의 로봇 기술에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부분도 있었다. 이에 대한 보완이 이번 로봇산업촉진법을 통해 이루어지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김정호 로보스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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