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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DJ 11개월만에 오찬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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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DJ 11개월만에 오찬 회동

입력
2007.10.1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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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9일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면서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향후 추진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해 11월4일 김대중 도서관 전시실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노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을 찾아가 오찬을 가진 후 11개월만이다. 노 대통령은 당초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김 전 대통령을 만나 조언을 구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일정상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은 낮 12시부터 80분간 진행된 오찬에서 "이번 회담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성공작이었다"는데 평가를 같이했다.

그러나 대선이나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같은 국내 정치 이야기는 없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오찬에는 권양숙 여사와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과 백종천 정책실장, 박지원 전 비서실장 등이 배석했다.

김 전 대통령= 개성에서 평양가는 길이 어땠나.

노 대통령= 왕복4차선으로 길이 상당히 괜찮은 편이었다. 마무리 포장하고 줄 그으면 손색 없는 도로로 보였다.

김= 내가 평양에 갔을 때 밤에는 아주 캄캄했다. 요새는 전기불이 많이 들어온다는데.

노= 불이 조금 있는 편이었다. 특별히 켰는지 일상적인 것인지, 우리끼리 궁금해 했다.

김= 특별히 켤 힘이라도 있는 것은 조금 나아진 것이다.

노= 2000년 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남포 가는 길도 괜찮았다. 갑문공사 해놓은 것 보니까 왕년에 실력이 상당했던 것 같다. 105층 규모의 류경호텔 공사를 재개했다는데 건축기술 수준이 상당한 것 같다.

김= 류경호텔이 설계가 잘못돼 조금 경사가 져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노= 그 점은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다. 막연히 듣고만 있었다.

김= (농담조로) 105층이면 통 큰 짓을 했구만. (웃음)

노= 저 큰 호텔에 손님이 다 들어갈까 궁금했다.

김=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은 무슨 일을 할 때 타산을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니까.

노= 걸어서 분계선을 넘은 게 좋았던 것 같다.

김= 그것이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다.

노= 서해북방한계선 문제는 평화와 경제협력 차원에서 발상을 전환해 접근했다.

김=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는 절묘하고 뛰어난 아이디어다.

노= 김영남,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을 때 처음에는 둘이 자주, 민족공조, 외세배격 문제 등을 너무 강조해 난감했다. 그러다 나중에 잘 풀렸다.

김= 2000년 당시 나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노= 특구문제에 대해 김 위원장이 대화 초기에는 부정적이었다. 그래서 남쪽에서도 산업단지 만드는데 10년이 걸린다. 남에서 해외투자도 많이 하는데 북으로 많이 돌려야 한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김 위원장이 수긍했고, 이후 경협과 특구 문제가 잘 풀려갈 수 있었다.

김= 남북경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가야 한다. 1차 정상회담때 뿌린 씨앗이 크게 성장했다. 좋은 열매를 맺기를 기대한다. 우리 민족에게 다행스런 일이고 노 대통령이 재임 중 큰 업적을 남겼다.

노= 김 전 대통령이 길을 열어줘 이를 이어나가려고 노력했다. 어려운 점 많았으나 성과가 있었다.

김= 지난달 방미 중 6자회담이나 남북회담이 모두 성공할 것으로 예견했는데 사실 그렇게 됐고, 기대이상으로 잘됐다. 오늘 (오찬은) 좋은 만남이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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