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한글 바탕체를 무료로 나눠드립니다."
9일 제 561돌 한글날을 맞아 국내 벤처기업인이 7년을 공들여 개발한 인터넷용 한글 글꼴을 무료 배포해 화제다. 주인공은 장주식(50) 우리글닷컴 사장.
그는 우리글닷컴 홈페이지(www.woorigle.com)를 통해 이날부터 선착순 561명에게 직접 개발한 '우리바탕 웹폰트'를 무료 배포한다. 포털, 기업 등에겐 해당 글꼴을 유료로 판매한다.
'우리바탕 웹폰트'는 인터넷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바탕체 글꼴. 지금까지 바탕체는 인쇄된 책이나 문서작성기에서 사용가능 했지만 인터넷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점으로 구성된 모니터 화면에서 글자의 삐침과 둥글게 휘어지는 곡선을 제대로 표현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글자의 농도를 조절해 점의 일부가 보이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으로 곡선과 삐침을 표현, 인터넷에서도 출판 서적처럼 아름다운 바탕체가 명료하게 표현되도록 했다.
그가 7년의 세월을 바탕체 개발에 투자한 이유는 "글꼴에 민족성이 들어있다"고 믿기 때문. 그는 "영국의 캐슬론, 프랑스의 개러몬드, 이태리의 보드니체처럼 각 민족이 선호하는 글자체가 있다"며 "한국은 최정호씨가 1930년 개발한 바탕체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바탕체라는 이름은 1991년 이어령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붙였다.
장 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바탕체 사용에 대한 저작권을 받아야 한다"며 "MS는 운용체제인 '윈도'나 문서작성기 '워드' 등에 바탕체라는 명칭을 그냥 사용하고 있어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1986년 영화제작사 태창흥업에서 영화제작자로 일하던 중 제작비 마련을 위해 글꼴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는 "우연히 시작한 일이지만 글꼴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며 "앞으로 인터넷에서도 세계 각국이 원하는 글꼴을 모두 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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