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간) 사망 40주기를 맞은 남미의 대표적인 혁명 아이콘인 체 게바라에 대한 새로운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다.
40년 전 그를 생포한 가리 프라도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게바라가 정글에 고립돼 있었다”면서 “내가 바로 체다”라고 순순히 투항했다고 증언했다. 프라도는 “게바라는 적에게 공포감을 주는 인물이 아닌 오히려 동정 받아야 할 인물”이라며 “몸이 아픈 상태로 누더기 옷을 입고 있었으며 영웅의 면모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고 폄하했다.
1959년 쿠바혁명으로 망명생활을 했던 인사들도 게바라가 풀헨시오 바티스타 독재정권에서 군경 및 공무원으로 일한 사람들에 대한 군사재판과 사형까지 관할했다고 증언하면서 그를 냉혈한으로 묘사했다.
그 동안 게바라는 남미 대륙을 종단하며 불합리한 정치 체제를 목격한 뒤 의사의 꿈을 접고 혁명에 투신한 인물로 알려져 왔다. 남미의 좌파 정부와 세계의 젊은이들은 민중을 향한 게바라의 열정을 높이 평가했으며 그의 일생을 그린 평전과 영화는 현재까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날 쿠바를 비롯한 남미 각국에서는 게바라의 40주기 추모 행사가 성대하게 거행됐다. 쿠바 산타클라라의 혁명광장에서는 10만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추모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 등 고위 인사들, 게바라의 부인과 자녀 4명이 참석했다.
와병 중인 피델 카스트로는 대독된 기념사를 통해 “게바라는 너무 일찍 꺾인 꽃”이라며 “나는 전투를 잠시 멈추고 머리 숙여 40년 전 사망한 전사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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