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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만심의 오류 인정한 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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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만심의 오류 인정한 노 대통령

입력
2007.10.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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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005년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대연정 제안에 대해 "자만심이 만들어낸 오류"라며 "아주 뼈 아프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지난 달 두 차례에 걸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임기 말에 일종의 참회록을 쓴 셈이다. 여야 정치권과 언론, 학계 등의 거센 비판과 반발에 맞서 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대연정의 정당성을 극력 홍보하고 역설했던 것을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다는 생각과 함께 금석지감(今昔之感)이 든다.

대연정 발상은 정략적 노림 이전에 국정 수행의 돌파구를 열어 보겠다는 나름의 진정성도 있었을 것이다. 시급하고 중요한 법안들이 번번이 한나라당의 막무가내 반대에 막혀 국회 통과가 좌절되던 때였다.

그러나 정치권은 물론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대연정을 밀어붙이려 했던 것은 무모한 모험이었다. 독일의 사례를 들기도 했지만 대통령제인 우리 정치 상황과 맞지 않았다.

그런데도 노 대통령은 이를 고집하다가 여권 분열, 지지층 이탈 등으로 레임덕을 자초했다. 게다가 원치 않았던 자신의 탈당에 이어 '100년 정당'을 꿈꾸던 열린우리당 간판을 내리는 사태의 단초를 제공했다.

노 대통령이 지금 알게 된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범여권이 겪는 혼란상황을 피했을 수도 있고, 나라 형편도 훨씬 나아졌을지 모른다. 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말씨와 자세에서 대통령 할 준비가 안돼 있었다.

다음 대통령은 좀 부드러운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공격의 상당 부분이 말 실수나 과격하고 저급한 표현에서 비롯된 것임을 감안할 때 임기 말의 반성은 너무 때가 늦었다.

다만 진심에서 우러난 반성이라면 남은 임기나마 잘 마무리하겠다는 다짐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특히 취재지원 선진화의 명목으로 기자실에 대못질을 멈추지 않고 있는 언론정책도 '자만심이 만들어 낸 오류'가 아닌지 숙고를 거쳐 현명한 판단을 하기 바란다. 노 대통령의 뼈 아픈 반성은 국정의 바톤을 이어받으려는 차기 대선주자들에게 좋은 교훈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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