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충일 대표는 8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우리 당 대선 후보 경선이 필요 이상으로 뉴스꺼리가 되고 있다”면서 “경선 열기가 지나치게 높은 것은 이 당에서 대통령이 나온다는 사실에 국민이 희망을 걸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선은 해보나 마나’라는 자조가 나오고 경선 판이 결딴날 위기인데도 당 지도부의 상황 인식은 이렇게 안이하다.
당 지도부는 이해찬 전 총리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보이콧 하겠다고 한 대구 합동연설회의 취소 여부도 결정하지 못해 당 경선위에 결정을 떠넘겼다. 이에 대해 “무기력함의 극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 지도부의 경선 관리 능력은 제로에 가깝다. ‘대선용 급조 정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도로 열린우리당’ 논란을 탈색하기 위해 정치 경험이 전무한 시민사회그룹 인사들을 당 지도부와 사무처 요직에 앉힌 것이 주 원인이다.
상황 파악도 제대로 안 되고 영도 서지 않는 허수아비 당 지도부는 당 경선위에 휘둘리고, 경선위는 각 캠프 입김에 시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8월 예비경선 때부터 각 캠프가 선거인단 명의도용 등 불법 사례들을 공개하고 진상 조사 등을 촉구했으나 당 지도부는 캠프들 사이에서 눈치를 보느라 사실상 침묵했다. 매번 “진상 조사를 해야 한다.
경선이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원칙론만 되풀이할 뿐 실효성 있는 조치는 한 번도 취하지 않았다. 그 결과 각 캠프가 직접 나서서 폭로전, 비방전에 뛰어 들었고, 경선 파행이 극한으로 치달았다. 당 안팎엔 “당 지도부가 처음부터 중심을 잡고 원칙에 따라 대처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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