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정부가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와 지속적으로 접촉할 ‘연락관’을 임명했다고 관영 TV가 8일 보도했다.
관영 TV는 군정의 탄 쉐 장군이 아웅 치 노동부 차관에게 “아웅산 수치 여사와 접촉을 유지하는 임무를 부여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례적으로 ‘여사’에 해당하는 존칭어 ‘다우’를 사용해 예우했다. 방송은 최근 미얀마를 방문한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 특사가 군정에 수치 여사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라고 권유했다고 덧붙였다.
이 발표는 미얀마 군정 최고 지도자인 탄 쉐 장군이 수치 여사에게 면담을 제안한 지 4일 만에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수치 여사는 군부에 대한 대결 자세를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제제에 반대한다고 선언하라는 것 등 군부가 내건 요구조건이 문제가 있다며 면담을 거절했다.
이어 미얀마 군부는 양곤에 있는 사리 빌라로사 미국 대리대사를 군사정권의 수도인 네피도로 초청하고, 주말에는 지난달 시위로 연행된 2,000여명 중 절반 이상을 풀어주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의 이 같은 자세는 지금까지의 강경 일변도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유연한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얀마 군정이 수년 전 제시한 ‘민주화 로드맵’에 따라 정권의 민정 이양을 이루어 나갈 것이라는 미얀마 내 일부 언론의 보도도 이 같은 그러나 야당과 국제사회는 유엔이나 유럽연합(EU)이 가할 경제 제재 등을 피해 보려는 선전용에 불과하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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