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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이현곤 "당당한 타격왕 되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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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이현곤 "당당한 타격왕 되고 싶었는데…"

입력
2007.10.0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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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왕 경쟁은 어떻게 됐나? 이현곤은 오늘 나오려나?”

한화 김인식 감독은 시즌 최종전인 7일 광주 KIA전에 앞서 상대 타자인 이현곤의 출전 여부를 물었다.

이현곤은 전날까지 3할3푼8리로 삼성 양준혁(0.337)에게 1리 앞선 타율 1위. 양준혁은 이미 시즌을 마쳤기에 이현곤이 이날 출전하지 않으면 생애 첫 타격왕이 된다. 이 사실을 확인한 김인식 감독은 “그럼 안 나오겠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현곤은 평소처럼 3루수 겸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전광판에 이현곤의 이름이 보이자 김 감독은 “그냥 쉬지 왜 나올까”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현곤이 이날 만약 1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더라도 타율이 3할3푼7리7모가 돼 양준혁(0.3371)을 소수점 네 자리에서 앞선다.

지난 2002년 프로 데뷔 후 5년 만의 첫 전경기(126경기) 출전이라는 훈장도 달려 있었다.

“부끄럽지 않은 타격왕이 되기 위해 첫 타석에서 꼭 안타를 쳐서 끝까지 뛰겠다”는 이현곤은 교체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현곤이 끝까지 경기를 뛸 경우 4타수 1안타만 쳐도 3할3푼7리7모로 역시 양준혁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게 된다. 그러나 한화의 1회초 공격이 끝난 뒤 쏟아진 비로 경기가 취소된 탓에 이현곤은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다.

양팀은 어떻게 해서라도 경기를 치르기 위해 한 시간을 기다렸지만 굵어지는 빗방울에 결국 짐을 꾸렸다.

이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IA와 한화의 시즌 최종전을 추후 재편성하기로 했다. 당장 9일부터 한화가 삼성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에 포스트시즌이 시작하는 건 1982년 원년 이후 25년 만에 벌어진 해프닝이다. 2008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팀 예비명단(33명)에 포함된 이현곤은 “대표팀 소집 때문에 최종전 출전은 어려울 것 같다”며 사실상 전경기 출전을 포기했다.

이로써 이현곤은 생애 첫 타격왕과 최다안타왕(153안타)을 확정했다.

한편 삼성 심정수도 31홈런 101타점으로 지난 94년 프로 데뷔 후 첫 홈런과 타점 2관왕에 올랐다. 두산 김동주와 고영민은 각각 출루율(0.457)과 득점(89개) 타이틀을 차지했고, LG 이대형은 도루왕(53개)이 됐다.

지난해 타격 트리플 크라운(타율ㆍ홈런ㆍ타점 1위)을 달성한 이대호는 장타율(0.600) 타이틀만 건졌다.

투수 부문은 두산 용병 다니엘 리오스가 다승(22승) 평균자책점(2.07) 승률(0.815) 타이틀을 휩쓸었다. 지난해 투수 3관왕에 오른 한화 에이스 류현진은 탈삼진(178개) 1위를 차지해 리오스의 트리플 크라운을 저지했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세이브 1위(40개), LG 류택현은 홀드 1위(23개)가 됐다.

광주=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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