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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호의 계보' 이을 100번째 주인공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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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호의 계보' 이을 100번째 주인공은 누가 될까?

입력
2007.10.0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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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이 1901년 프랑스 시인 쉴리 프리돔을 첫 수상자로 배출한 이래 1,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휴지기를 거쳐 올해 100회를 맞았다. 노벨문학상 심사를 주관하는 스웨덴 아카데미는 11일 오후 1시(현지 시간)에 수상자를 발표하겠다고 5일 웹사이트에 공고했다.

한국 시간으론 11일 밤 8시. 작가, 언어학자 주축의 스웨덴 아카데미 회원 18명 중 호선된 5명(임기 3년)으로 구성되는 ‘노벨문학상 선정위원회’는 전 세계에 의뢰해 받은 수백 통의 추천서를 검토, 현재 5명의 최종 후보를 추려놓은 상태다.

선정 과정 일체를 비밀에 부치는 선정위의 방침 때문에 수상자 예측은 물론, 어떤 작가가 후보로 거론되는지조차 알 수 없다. 다만 문학적 성취에 있어 우열을 따지기 힘든 거장들이 경합하기 때문에 수상자 결정엔 언어권ㆍ지역 안배, 정치적 고려 등 문학 외적 요소가 반영되리란 추측이 있을 뿐이다. 이번에도 이런 ‘허약한 전제’ 위에서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수상자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누가 받을까

역대 수상자 103명(2명 공동수상 4회) 중에서 미국, 유럽을 제외한 비(非)구미권 국적 작가가 15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들어 노벨문학상의 지역 편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하지만 15명 중 9명이 80년대 이후 수상자인 만큼 노벨문학상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제3세계’ 문학에 대한 관심을 넓혀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아도니스(시리아ㆍ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팔레스타인ㆍ시인), 야샤르 케말(터키ㆍ소설가), 치누아 아체베(나이지리아ㆍ소설가), 바르가스 요사(페루ㆍ소설가) 등의 비구미권 작가들은 올해도 유력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이 프랑스 국적의 가오싱젠(시인, 2000년 수상)을 논외로 치면 수상자가 전무하다는 점을 들어 모옌(소설가), 리뤠이(소설가)의 수상을 점치거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68년), 오에 겐자부로(94년)를 잇는 세 번째 일본인 수상자가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미국 작가가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이 통산 10명의 수상자를 낸 문학 강국인데도 93년 토니 모리슨(소설가) 이후 수상자를 못 내고 있는 정황이 그 근거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작가는 소설가 필립 로스, 조이스 캐럴 오츠, 토머스 핀천, 노먼 메일러가 있다. 스웨덴 현지에선 이탈리아계 미국 소설가 돈 델리오를 지목하기도 한다.

선정위원회가 불어권 작가들의 기를 살려줄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불어권은 85년 클로드 시몽(프랑스ㆍ소설가) 이후 수상 명맥이 끊긴 상황이다.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 알제리 여류 소설가 아시아 제바르 등이 기대주다. 벨기에 시인 위고 클로스, 네덜란드 소설가 세스 노테봄은 네덜란드어권 첫 수상자로 촉망 받는 작가들이다.

한편 영국의 대형 온라인 베팅업체 래드브록스(ladbrokes.com)가 개설한 노벨문학상 코너에선 이탈리아 소설가 클라우디오 마그리스가 배당확률 5대1을 기록하며 ‘으뜸 후보’로 꼽히고 있다. 래드브록스는 작년 오르한 파묵(터키ㆍ소설가)을 비롯, 3차례에 걸쳐 수상자를 맞춰 주목 받는 사이트다.

이 곳에선 작년 최종 후보 5인에 포함됐다고 알려진 고은 시인이 아모스 오즈(이스라엘ㆍ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위고 클라우스, 조이스 캐롤 오츠와 더불어 배당확률 10대1로 상위에 올라 있다.

고씨보다 등급이 높은 작가론 레스 뮤레이(오스트레일리아ㆍ시인), 필립 로스(미국ㆍ소설가), 토머스 트란스트로메로(스웨덴ㆍ시인), 아도니스가 있다. 시인이 많은 이유는 96년 비슬라바 쉼보르스카(폴란드) 이후 10년 간 시인 수상자가 없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작가 수상 가능성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 작가로는 시인 고은, 소설가 황석영씨가 첫 손에 꼽힌다. 이들의 작품은 스웨덴 아카데미 회원들의 주요 가독 언어인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웨덴어로 다수 번역돼 있다. 특히 고씨는 2000년대 들어 <만인보> <순간의 꽃> 등 시집 5권과 소설 <화엄경> 을 스웨덴에 출간하면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황씨도 4월 첫 스웨덴어 번역작 <한씨 연대기> 를 내고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 수상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작년 수상자가 터키에서 나온 만큼 대륙 안배 차원에서 한국인 수상자는 향후 2~3년 간 나오기 힘들 것”(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이란 분석도 있고, “노벨 재단이 스웨덴 독자에게 알려진 작가 위주로 상을 주는 만큼 작년 시상식 이후 스웨덴어 작품 2권을 더 보탠 고은 시인의 수상 가능성이 밝다”(고영일 한국문학번역원 사업본부장)는 예측도 나온다. 뮤즈의 노래를 듣는 젊은이가 새겨진 메달의 진짜 주인공은 3일 뒤에 가려진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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