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쓰지도 않는 해외겸용 신용카드 탓에 최근 3년5개월 동안 1,500억원 가량이 로열티로 낭비됐다. 해외겸용 신용카드로 발급된 10개 카드 중 실제 해외에서 사용된 적이 있는 카드는 1개에 불과했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주(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올해 5월까지 해외사용가능 신용카드 발급으로 지급된 총 로열티는 1,867억원이었다. 하지만 해외겸용 카드 중 해외에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카드가 86.3%(5월말 기준)나 됐다.
연도별 해외 미사용 카드비율을 기준으로 계하면 전체 로열티 1,867억원 중 1,483억원이 낭비됐다. 김 의원 측은 “이 같은 낭비액은 자동차 27만8,000대를 수출해야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으로, 현대자동차 지난해 영업이익의 12%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해외겸용 신용카드 발급 비율은 2004년 78.6%에서 올해 5월 현재 83.2%로 높아졌다. 국내전용 신용카드는 16.8%에 불과하다.
이에 따른 로열티 지급액도 2004년 464억원, 2005년 536억원, 2006년 630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각 카드사들은 비자, 마스터, 아멕스, JCB, 다이너스 등 해외 카드 회사에 로열티를 지급하기 위해 해외겸용 카드 신청자에게 연회비 5,000원 정도를 더 부과한다.
김 의원은 “각 카드사 및 은행들이 과당 경쟁을 하면서 신용카드 신규 발급을 대폭 늘리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 없는 해외겸용 카드를 마구잡이로 발급해 외화를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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